최정·정수빈 키워낸 '신흥 명문' 유신高

조선일보
입력 2019.07.17 03:00

동문들 사회인 야구팀만 2개
현역 프로선수들도 특별과외

40대 졸업생이 내야석을 가로지르며 깃발을 흔들고, 연두색 여름 교복을 입은 2학년 학생은 북을 쳤다. 창단 첫 고교야구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유신고 야구부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700여명의 응원단이 한 목소리로 "유신"을 외쳤다. 500여명의 동문 선배들,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달려온 재학생과 교사 190여명이 여느 페스티벌 현장보다도 뜨거운 여름밤 응원 축제를 벌였다. 김동섭 유신고 교장은 "최고 야구부를 둔 학교 교장이라는 게 대견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우승을 확정한 뒤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1984년 창단한 유신고 야구부는 최정·최항(이상 SK) 형제, 유한준·김민(이상 KT)·정수빈(두산) 등을 키워냈다. 전통 명문들에 비해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유신고의 야구 사랑은 남다르다. 동문끼리 모여 활동하는 사회인 야구팀만 2개다. 최동철 유신고 총동문회장은 "유신은 야구 하나로 똘똘 뭉치는 곳"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취임하면서 '야구부 살리기'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작년 전국대회에서 한 차례도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걸 보고 동문들 사이에 '뭔가 해야겠다'는 공감대가 생겼다"고 했다. 올해 초 1000만원을 모아 야구부에 전달했고, 야구용품비나 동계훈련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선수들 명단을 별도로 받아 장학금도 지원했다. 유신고 야구부는 선배들의 든든한 뒷바라지 속에서 올해 전반기 주말리그 6전 전승에 이어 2개 전국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유신고가 고교야구선수권에서도 파죽지세를 이어가면서 이 기간 동문회 모금액이 5000만원 더 늘었다고 한다.

민유기 유신고 야구부장은 "동문들 관심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프로에 진출한 선배 선수들도 후배들을 살뜰하게 챙긴다. 최정은 프로 입단 이후 매년 1000만원씩 모교에 야구 발전기금을 기부한다. 유한준은 2016년 5000만원을 한 번에 쾌척했다. 정수빈과 김민은 겨울이면 모교 야구부를 찾아 특별 과외를 한다. 유신고 출신 전·현직 프로선수, 코칭 스태프들은 매년 함께 친선 체육대회를 하고 야구부 후배 격려 시간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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