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 취업자 10명 중 4명이 최저임금도 못 받는 나라

조선일보
입력 2019.07.17 03:19

15~29세 청년층 취업자 10명 중 4명의 첫 직장 월급이 150만원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월 174만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 저축은커녕 생활비 충당도 벅찬 수입이지만 그나마 취업에 성공한 것만도 다행이다. 해마다 수십만 명이 고교·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시장에 쏟아져 나오는데 청년 일자리는 2만~3만개 증가에 그치고 있다.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느끼는 체감 실업률은 24.6%로, 통계 작성 후 최고치에 올랐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에 놓인 것이다. 구직 활동조차 포기하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도 1년 사이 20%가량 늘었다. 정부가 고용 수치를 늘리려고 태양광 패널 닦기며 제로페이 홍보 같은 가짜 일자리를 대량 급조했는데도 이렇다.

정부는 인구구조 탓을 댄다. 하지만 이 정부 출범 후 청년층 고용사정이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정책 요인이 더 컸음이 명백하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 같은 반기업·반시장 정책 실험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경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올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추락하며 OECD 32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일자리의 원천인 기업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10.8%로, 21년 만의 최악에 빠졌다. 서민경제가 무너지면서 1년 새 소상공인 100만명이 줄폐업하고 고용원을 아예 두지 않는 자영업자가 늘었다. 한국을 떠나는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가 올 1분기 45% 증가한 반면 한국에 들어와 공장을 짓는 외국인 투자는 45% 줄었다. 이런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을 맞이해줄 일자리가 어디서 생기나.

청년 실업률은 9~10%대로 올라가 일본(3%대)은 물론 우리보다 2배 잘사는 미국(8~9%)까지 추월했다. 일본 기업들은 일할 청년을 찾지 못해 한국까지 날아와 수시로 채용 박람회를 열 정도다. 선진국들이 유례없는 일자리 호황을 누리는데 한국만 지옥 같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사상 최악의 실업률(4%)에서 6개월간 맴돌고 있고 실업자 수는 매달 사상 최대다. 이러니 청년들은 사회에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휴학·해외연수로 졸업을 미루다 보니 4년제 대학 평균 졸업 소요시간이 5년 1개월이 됐다고 한다. 이 정부는 출범 후 3년간 77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쓰면서도 가짜 일자리만 늘리는 데 급급할 뿐 "정책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청년의 실업 고통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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