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日경제에 더 큰 피해 경고…日, 외교의 장으로 돌아오라"

입력 2019.07.15 15:49 | 수정 2019.07.15 18:08

靑수석·보좌관 회의서 對日 고강도 경고하며 "외교의 장으로 돌아오라"
"대북제재 위반 의혹 제기, 韓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
"日의도 성공 못해...日의존 탈피·국산화, 어떤 경우도 극복할 것"
"우리 정부 '한·일 공동기금안' 유일한 해법 아니다…함께 논의해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고 경고한다"며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조치는)우리 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에 경제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문 대통령의 공개 메시지는 이번이 3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조치를 "상호 호혜적인 민간 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라며 "한국 기업들에 피해가 실제적으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첫 입장 표명을 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30개 대기업 총수와 간담회에서 일본에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에도 일본이 수출 규제 철회 등에 응하지 않자 '경고'라는 표현을 쓰며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의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과거 여러 차례 전 국민이 단합된 힘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했듯 이번에도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며 "오히려 일본과의 제조업 분업 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일본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 다변화나 국산화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일을 우리 경제의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한편으로 기업이 이 상황을 자신감 있게 대응해 나가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왕 추진해오던 경제 체질 개선 노력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우린 어떤 경우에도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경제는 깊이 맞물려 있고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을 서로 도우며 경제를 발전시켰다"며 "특히 제조업 분야는 한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겪으면서도 국제분업 질서 속에 부품·소재부터 완성품 생산까지 전 과정이 긴밀하게 연결돼 함께 성장해왔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본의 조치는 상호 의존·공생으로 반세기간 축적해온 한·일 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를 엄중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더군다나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자국 산업 피해를 막기 위한 통상적인 보호무역 조치와는 방법과 목적도 다르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일본은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 판결을 조치의 이유로 내세웠다가 개인과 기업 간 민사 판결을 통상문제로 연결 짓는데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는 4대 국제수출 통제체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할 뿐 아니라 유엔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제재 틀 안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불신을 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그런 의혹을 실제로 갖고 있었다면 우방으로서 한국에 먼저 문제 제기하거나 국제 감시기구에 문제 제기하면 되는데 사전에 아무 말도 없다가 느닷없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논란의 과정에서 오히려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이점에 대해서는 양국이 더는 소모적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일본이 의혹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로 양국이 함께 국제기구 검증을 받아 의혹을 해소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는 한·일관계에서 주머니 속 송곳과 같아 때때로 우리를 아프게 찌른다"며 "그러나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별도 관리하면서 그로 인해 경제·문화·외교·안보 분야 협력이 훼손되지 않게 지혜를 모아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저 역시 여러 차례 과거사 문제는 그 문제대로 지혜를 모아 해결해나가면서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일본이 전례 없이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킨 것은 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행 문제의 원만한 외교적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시했다"며 "우리 정부는 그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 양국 국민과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논의해보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아무런 외교적 협의나 노력 없이 일방적 조치를 전격적으로 취했다"며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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