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토종동물 '데블' 한때 80% 죽어… 정부까지 나서 구했다"

조선일보
  • 필립섬·태즈메이니아·캥거루섬(호주)=유요섭 탐험대원
  • 취재 동행=최원우 기자
    입력 2019.07.15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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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원 'UnZoo' 창업자 해밀턴씨

    존 해밀턴

    "섬 전역에 다시 건강한 태즈메이니아데블(데블)이 뛰노는 모습을 보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지난달 호주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만난 존 해밀턴〈사진〉 '언주(UnZoo)' 창업자는 지난 20여년간 멸종 위기종인 호주 토종 데블을 살리는 데 힘써왔다. 이 동물은 태즈메이니아 섬에만 사는 주머니고양이과 포유류다. 작은 곰 같은 귀여운 생김새로 호주에서 인기가 많다. 한때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 때문에 종 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 해밀턴씨는 1978년 데블을 위한 동물원을 만들었고 일생을 바쳐 데블을 멸종 위기에서 구해냈다. '데블의 아버지'라 불린다. 우리나라에도 260여 종의 멸종 위기종이 살고 있다. 그에게서 토종 멸종 위기종을 지켜낸 이야기를 들었다.

    해밀턴씨는 "위기는 갑자기 찾아온다"고 했다. 1990년대 중반 야생 데블 사이에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았다. 당시에는 이 병이 왜 생겼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아무도 몰랐다. 전염병에 걸린 데블이 먹이를 먹거나 짝짓기하는 과정에 다른 데블의 얼굴 부위를 물면 병이 전염됐다. 안면에 종양이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전염성 안면암(DFTD)'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병에 걸린 데블은 4~5개월 안에 목숨을 잃었다. 야생 데블 80%가 사라졌다.

    해밀턴씨는 일단 전염병에 걸린 데블이 돌아다니면 끝장이라는 생각으로, 발병 경로를 추적했다. 그는 "섬 전역의 데블을 포획해 질병 유무를 검사하고 전염병이 퍼졌는지를 조사했다"며 "다행히 태즈메이니아섬 동남부 태즈먼 반도(半島) 안까지는 전염병이 침투하지 못한 것을 알아냈다"고 했다. 2004년부터는 정부를 끌어들여 데블을 보호하기 위한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태즈먼 반도를 데블을 위한 거대한 '청정 지역'으로 만드는 게 목표였다. 정부 지원금을 타내 외부 데블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숲속 나무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조금이라도 이상 행동을 보이는 데블은 즉각 격리했다.

    그 결과, 지금 태즈먼 반도엔 건강한 데블 2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그는 "데블은 우리가 지켜낸 태즈메이니아섬의 자랑"이라며 "한국에서 DMZ(비무장지대) 지역 토종 동물을 지키는 데 필요하다면 기꺼이 한국으로 날아가 내 비결을 공유하고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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