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못 지켜…안타깝고 송구스럽다"

입력 2019.07.14 15:57 | 수정 2019.07.14 16:09

文대통령, 내년 최저임금 2.9% 인상에 입장 표명
靑김상조 정책실장, "지난 2년간 영세자영업자·소상공인 부담 인정... 소득주도성장 폐기는 아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내건 최저임금 관련 공약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29% 올랐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한 지난 12일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 경제환경, 고용상황, 시장 수용성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위가 고심에 찬 결정을 내렸다"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정책실장이 진솔하게 설명해 드리고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상의해 보완 대책을 차질없이 꼼꼼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대선 공약이었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 이번 최저임금위 결정으로 사실상 무산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도 최저임금과 관련, "대통령 비서로서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다만 "경제는 순환이다. 누군가의 소득은 다른 누군가의 비용"이라며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은 표준 고용계약 틀 안에 있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상시 근로자 비중이 느는 등 고용구조 개선을 확인했고 이런 성과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 실장은 "임금노동자와 다를 바 없는 영세자영업자·소상공인 등 표준 고용계약 틀 밖에 있는 분들에게 부담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건보료 지원 등을 통해 보완 대책을 마련하고 충격 최소화에 노력했으나 구석구석 다 살피기에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았단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어 "더구나 최저임금 정책이 을과 을의 전쟁으로 사회갈등의 요인이 되고 정쟁의 빌미가 된 것은 가슴 아프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실장은 "차제에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나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오해는 소득주도성장이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좁게 해석하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인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은 현금 소득을 올리고 생활 비용을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넓히는 다양한 정책의 종합 패키지"라고 했다.

김 실장은 "(최저임금을 2.9% 올린) 이번 결정은 지난 2년간 (29%의)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 기대를 넘는 부분이 있다는 국민 공감대를 반영한 것이며, 최저임금뿐 아니라 사회안전망을 넓힘으로써 포용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라는 국민 명령을 반영한 것"이라며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 혁신성장·공정경제와 선순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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