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수구가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첫 경기에서 기록적인 무득점 대패를 당했다.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은 14일 광주 남부대학교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헝가리와 예선 첫 경기에서 0-64로 패했다.

14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여자부 조별리그 B조 1차전 한국과 헝가리의 경기에서 한국 송예서가 첫 슛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5월 선발전을 거쳐 서둘러 대표팀을 구성한 한국은 강호 헝가리의 벽을 넘지 못했다. 헝가리는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4위에 오른 세계적 강호다. 한국은 세계선수권 개최국 자격으로 남녀 수구 출전권을 얻었다. 남자 수구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은메달,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여자 수구는 이번 대회 전까지 대표팀이 없을 정도로 한국은 여자 수구의 불모지였다.

14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여자부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헝가리의 경기. 대한민국이 실점하고 있다.

한국은 경기 시작 12초 만에 페널티 스로로 첫 골을 허용했다. 송예서(서울체고)가 1피리어드 4분 44초에 헝가리의 골문을 조준해 슛을 날렸지만 빗나갔다. 한국 여자 수구 역사상 첫 슛으로 기록됐다.

14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여자부 조별리그 B조 1차전 한국과 헝가리의 경기. 64-0으로 패한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선수 대부분이 10대인 한국과 다르게 20대 위주로 구성된 헝가리는 상대적으로 큰 체격과 앞선 경험으로 경기를 압도했다. 현격한 실력 차 때문에 한국은 1쿼터에만 무려 16골을 내주면서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후에도 헝가리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면서 전반을 0대 33으로 마쳤다.

한국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고 반격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망을 가르지 못했고, 경기는 0대 64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골키퍼 오희지(전남수영연맹), 김민주(서울청원여고) 등이 헝가리의 거센 공격을 막으며 분전하자 관중은 환호와 박수로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 경기 결과는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최다 점수 차 패배로 기록됐다. 종전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은 지난 14일 오전 네덜란드-남아프리카공화국 경기에서 나온 0대 33이었다. 한국은 목표로 삼았던 ‘첫 골’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한국은 오는 16일 같은 장소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2차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