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다녀온 김현종 "미국, 한일 갈등 세게 우려... '중재' 요구 표현은 안했다"

입력 2019.07.14 14:19 | 수정 2019.07.14 17:56

金차장, 3박 4일 방미서 오늘 귀국..."美가 필요하다면, 필요한 역할 할 것"
"美, '韓 전략물자 반출 없다'고 평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3일(현지시각)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로 시작된 한일간의 갈등 상황이 한·미·일 공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대해 미국 측이 "크게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이 주장한 '한국 측의 전략물자 반출 의혹'에 대해서도 "미국은 (반출은 없었다는) 우리와 같은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 차장은 미국 측이 당장 한·일 간 개입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은 채 "미국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지난 3박 4일간의 방미 결과와 관련해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이에 김 차장은 "미 행정부, 의회, 싱크탱크 등 여론 메이커들을 만나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가 부당하고, 이 부당한 조치가 한미일 안보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며 "제가 만난 모든 (미국) 사람은 이런 일방적인 조치에 따른 한일 간의 갈등이 참 우려스럽다고 다들 이해했고, 공감대가 있었다"고 했다. 또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은, 외교라는 것은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제가 모든 것을 밝힐 수는 없지만, 좀 세게 공감했다"고 했다. 미국 측이 일본의 일방적인 무역 규제 도입으로 인한 파장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차장은 "그래서 미 국무부 대변인이 '한미일 공조를 계속 유지하고 관계를 향상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일본과 한국은 친구들일 뿐 아니라 동맹들"이라며 "미국과 국무부는 3국의 양자간, 3자간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차장은 '우리가 미국 측에 중재를 요구했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참고로 제가 미국 행정부, 의회에 가서 '중재'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저는 '중재'를 요청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재'(라는 표현)는 기자들이 먼저 쓴 것 같다. 그래서 아마 서울에 있는 외교 채널들이 '중재에 나설 때가 아니다'는 표현을 쓴 것 같은데, 그런 표현은 타이밍상이나 좀 거시기하다"라고 했다. '거시기하다'는 것은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곤란한 내용을 에둘러 말하는 표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한일간 문제에 당장 개입하는데 난색을 보였기 때문에 김 차장이 '중재 요구는 없었다'고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은 모두 성숙한(adult) 국가"라며 "지금은 미국 정부가 한·일 관계를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김 차장은 해리스 대사의 이 언급에 대해 "두 기관(국무부와 주한 미국대사관) 간에 협력,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미국이 당장은 아니라도 한일관계가 더 심각해지는 단계에 이르면 개입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차장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 차장은 이 자리에서도 "(방미에서) 생각한 목표를 충분히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잘 설명했고, 미국 측 인사들은 예외 없이 이런 입장에 공감했다"고 했다. 특히 "우리의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 북한 반출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주장에 대해 미국 측도 우리와 같은 (반출은 없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직접 (미국에) 중재를 요청하지는 않았다"며 "미국 측 인사들이 우리 입장에 충분히 공감한 만큼, 미국 측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김 차장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요구나 요청이) 없었다. 그러니까 언급이 없었다"고 했다. 김 차장은 또 이와 관련한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특별한) 입장이 없었다. 제가 궁금해서 호르무즈부터 시작해서 중동, 남미, 구주 쪽의 모든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제 국가안보회의(NSC) 상대방과 논의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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