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 2주…롯데 시총 7% 감소·SK는 되레 늘어

입력 2019.07.14 10:00

롯데쇼핑 주가 11% 하락, 롯데칠성·하이마트도 7~8% 내려
삼성그룹 시총 6조원 감소…SK하이닉스는 주가 올라

이달 1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시작된 이후 한국 증시는 국내 주요 산업군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5대 그룹 상장사 중에서는 롯데의 피해(시가총액 변화 기준)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K는 2주 동안 시총이 오히려 늘었다. 전문가들은 한·일 갈등이 지속되면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일러스트=나소연
일러스트=나소연
◇시총 7% 날아간 롯데…SK만 양호

14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5대 그룹(삼성·현대차·SK·LG·롯데) 계열사 68곳의 시총은 일본의 경제 보복이 공식화된 이달 1일 733조4098억원에서 12일 724조5113억원으로 8조8985억원(-1.21%) 줄었다.

지금까지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그룹은 롯데다. 롯데그룹 상장사 11곳의 시총은 1일 24조6257억원에서 12일 22조8468억원으로 1조7789억원(-7.22%) 감소했다. 롯데쇼핑은 이 기간에 주가가 11.18% 주저앉았다. 롯데쇼핑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표적이 되고 있는 유니클로 한국법인(에프알엘코리아)의 지분 49%를 갖고 있다.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도 2주새 주가가 7~8% 하락했다. 이중 롯데칠성은 롯데아사히 지분 50%를 보유 중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합작법인 지분법이익이 반영되는 롯데 계열사의 실적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LG그룹 시총도 경제 보복 이후 4.14% 줄었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을 막자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주가가 각각 4.82%, 2.57% 하락했다. LG전자 시총도 12조5518억원에서 11조5863억원으로 약 1조원 증발했다. 이 밖에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시총도 2주 동안 1.5% 이상 빠졌다. 삼성은 415조1681억원에서 408조8350억원(-1.53%)으로, 현대차는 92조8428억원에서 91조3650억원(-1.59%)으로 감소했다.

5대 그룹 중 한·일 관계 악화 후에도 성장세를 보인 곳은 SK가 유일하다. SK그룹 시총은 1일 111조6918억원에서 12일 116조696억원으로 3.92% 늘었다. 코스피 시총 2위 SK하이닉스 주가가 6.71% 뛴 효과를 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내 반도체 생산에 끼치는 영향과는 별개로 수요자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일단 반도체 재고를 늘리는 쪽으로 구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규제 관련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전찬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왼쪽부터)·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아 있다. / AFP 연합뉴스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규제 관련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전찬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왼쪽부터)·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아 있다. / AFP 연합뉴스
◇강경한 日 태도…장기화 우려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갈등 국면이 길어지면 상당수 업종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KB증권은 첫 수출규제 대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종(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불화수소)과 관련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독과점 공급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며 "일본이 수출 중단을 장기화하면 한국 IT 기업들은 생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는 "보통 무역분쟁이 심화되면 흑자국(한·일의 경우 일본)이 손해를 보는데 이번에는 다르다"고 했다. 일본에서 들여오는 대부분의 제품이 대체 불가능한 고품질 중간재라는 이유에서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반도체 관련 소재에 국한돼 있으나 일본 현지에서는 공작기계·탄소섬유 등으로 규제 품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두 나라의 갈등 해결 과정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일본의 조치 철회와 양국간 성의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했다. 다음날(9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협의 대상이 아니고 철회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첫 실무회의도 별 소득없이 종료됐다. 일본은 한국 실무자들을 창고 같은 회의실로 불러 물 한 잔도 건네지 않은 채 노골적으로 푸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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