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피아노를 두지 않은 佛 피아니스트의 고백

조선일보
입력 2019.07.13 03:00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알렉상드르 타로 지음|백선희 옮김|풍월당
232쪽|1만4000원

알렉상드르 타로는 2012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무르'에 출연하기도 했던 프랑스의 정상급 피아니스트다. 그에게는 몇 가지 기벽이 있다. 우선 자신의 집에는 피아노가 없다. 음반 녹음이나 순회공연을 앞두고는 지인들의 집을 전전하면서 연습한다. 그는 고백한다. "강요된 격리는 욕구불만을 낳고 욕망을 돋운다. 그래서 재회는 크게 기뻐할 일이 된다. 나는 피아노를 다시 만나면 탐욕스레 덤벼들고, 우리는 미친 사람들처럼 함께 작업한다."

무대에서 암보(暗譜)로 연주하지도 않는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억의 공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형대에 가는 기분으로 연주한 뒤부터는 악보를 꼭 챙긴다. 그날 밤 "홀로 울면서 호텔로 돌아왔다"고 회상한다.

여행 가방에 의상과 악보, 흰 알약을 넣고 세계를 전전하는 연주자의 운명을 고백한 에세이다. "콘서트 전에는 자기 속으로 가라앉을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 고독의 시간은 무대에서 모든 걸 쏟게 하고,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내보이게 해준다." 지극히 사변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문체는 프랑스 소설이나 흑백영화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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