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월드 게임 완벽” 호평에도 넷마블 주가는 20% 폭락...이유는?

입력 2019.07.14 13:00

"5점 만점에 5점", "완벽한 게임", "100만원을 결제해도 아깝지 않은 게임".

넷마블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모바일 게임 ‘BTS월드’의 리뷰 내용이다. BTS월드는 넷마블이 연예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BTS(방탄소년단) 저작권을 빌려 만든 육성 모바일 게임이다. BTS 매니저가 돼 BTS를 무명 연예인에서 월드스타로 키우는 게 주된 내용이다.

12일 기준 앱 다운로드는 100만회가 넘었고 앱 리뷰는 34만개에 달하며 평점은 5점 만점에 4.8점을 기록 중이다. 출시 14시간 만에 한국 등 주요 33개 국가 앱 스토어에서 무료게임 인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방준혁 넷마블 창립자 겸 이사회 의장이 직접 "실사형 이미지와 영상을 이용해 이용자와 교감하는 게임을 만들 것"이라고 개발 계획을 밝힌 기대작이었던 만큼, 초반 흥행을 몰아갔다.

반응을 보면 완벽한 게임이지만, 이 게임을 출시한 넷마블의 주가는 지난달 말 12만원대에서 최근 9만원대로 약 20% 폭락했고 넷마블은 20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가안정을 도모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완벽한 게임’ 찬양받았지만…넷마블 주가는 20% 폭락

방준혁 넷마블 창립자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경영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방준혁 넷마블 창립자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경영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12일 오전 9시 기준 넷마블 주가를 보면 9만6500원으로 지난달 26일(12만1500원)보다 약 20% 하락했다. 넷마블은 지난 9일 200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가 안정 도모"라고 설명했다. 당일 넷마블 주가는 10만원대로 회복했다가, 최근 9만원대로 다시 떨어졌다. 게임업체가 수천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 관계자 대부분 넷마블이 BTS를 활용해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아무리 못해도 중상 이상의 반응을 기대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의외로 혹평을 받으면서 당황한 넷마블이 자사주를 200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보기 드문 사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BTS월드는 넷마블이 지난해 개발 계획을 밝혔을 때, BTS 팬 커뮤니티 등에 관련 내용이 도배됐을 정도의 화제작이었다. 당시 넷마블이 BTS 영상·이미지를 사용하는 대가는 알려지지 않아 세간의 이목도 모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46) 대표가 방준혁(50) 의장과 어릴 적 자주 만나던 친척 관계인 점도 주목받았다. 이 둘은 사업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넷마블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지난해 4월 2014억원을 투자해 지분 25.7%를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됐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알고보니 ‘팬심’에 5점 만점에 5점 주기도

넷마블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모바일 게임 ‘BTS월드’. /넷마블 제공
넷마블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모바일 게임 ‘BTS월드’. /넷마블 제공
BTS월드는 초반 흥행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게임 완성도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다.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BTS 팬 커뮤니티 등을 보면 "BTS는 사랑하지만, 단순한 패턴에 일방적인 소통 방식의 BTS월드는 차마 사랑할 수 없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앱 스토어의 게임 평가를 보면 "역시 BTS", "완벽한 게임" 등 긍정적인 평이 대부분이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낮았지만, 팬심에 의해 높은 평점·다운로드수·리뷰수 등을 기록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명 아이돌그룹이 앨범을 내면 음악 완성도와는 별개로 주요 음악 차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BTS 팬인 A(26)씨는 "게임 패턴이 단순해 솔직히 재미는 없었다"며 "하지만 BTS 이미지가 피해를 입을 걸 생각하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없었다. 그래서 5점 만점에 5점을 줬다"고 말했다.

실제 게임을 해보면 게임 이용자는 BTS 매니저가 돼 BTS 7명의 멤버들과 1대 1로 가상 메신저 대화를 하거나 행사 스케줄을 챙기는 식으로 진행된다. 멤버들이 전화를 걸어와 멤버별 실제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BTS 멤버가 올린 소셜 미디어 글에 댓글을 올려 멤버들과 가상 대화도 나눌 수 있다. 멤버들의 전용 카드를 모으고 육성하면서 BTS를 무명 연예인에서 월드스타로 만들면 된다. BTS 멤버들의 1만여장의 사진과 100여개의 영상 등 독점 콘텐츠도 준비됐다.

◇"마케팅보다 게임 개발 본질에 집중해야"

BTS월드를 통해 7명의 BTS 멤버들과 각각 문자와 통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조로운 대화 패턴이 지적된다. /넷마블 제공
BTS월드를 통해 7명의 BTS 멤버들과 각각 문자와 통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조로운 대화 패턴이 지적된다. /넷마블 제공
하지만 반복되는 대화 패턴과 단조로운 스토리가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 미니 게임도 없고 메인 스토리만 진행돼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소설 스토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임 자체보다는 팬심에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팬들의 경우 연예인들의 사진·영상 등을 모아 팬들끼리 공유하는 게 일상이다. 하지만 앱 정책상 앱 내부 화면 캡처는 불가능하다. 저작권이 예민한 네이버 웹툰의 경우 웹툰 화면에 네이버 마크 등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캡처를 허용한다. 추적 시스템으로 불법 업로드도 잡아낼 수 있다. 연예인 사진 공유가 많은 팬들을 위해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나온다. BTS의 영향력에 기댄 나머지, 게임 개발에 소홀해 주가 하락을 겪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업계에 정통한 한 게임 개발자는 "상부층에서는 BTS 마케팅을 강조하다보니까 게임 개발 본질을 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 기획,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분야가 협업해서 처음부터 함께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은 늘겠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 개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BTS월드의 하루 매출은 10억원 이하로 전망된다"고 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대치가 높았던 BTS월드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넷마블 측은 "단기 성과보다는 긴 호흡으로 풍성한 콘텐츠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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