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들 정기선 현대重 부사장 청와대 총수 회동 참석...3세 경영 신호탄?

입력 2019.07.13 10:00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 중후한 주요 그룹 총수들 사이에서 젊은 모습의 정기선(38)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 부사장이 정부 행사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중공업은 소유·경영 분리 원칙에 따라 그간 그룹의 사령탑 위치인 권오갑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룹 오너가 오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 정 부사장이 갔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정 부사장이 그룹의 주요 현안들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잇따라 보여주면서 올해 사장 승진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경영 승계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25.80%)의 장남이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10%를 갖고 있다.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경제인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경제인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정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방한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사업 확대를 논의했다. 그 결과 사우디 아람코·현대중공업·람프렐·바흐리 간 합작회사인 IMI의 현대중공업 지분을 10%에서 20% 늘리기로 했다.

정 부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 합작조선소 건립을 비롯해 선박·육상용 엔진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알 팔리 아람코 회장과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 등이 현대중공업을 방문했을 때 직접 맞이한 바 있다. 알 나세르 아람코 사장은 그에 대해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예리함은 정주영 일가의 DNA"라고 평하기도 했다.

정기선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도 권오갑 부회장과 함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양측이 대우조선 인수를 큰 틀에서 합의했을 때, 현중은 가삼현 사장을 팀장으로 한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정기선 부사장도 이때 TF에 합류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정 부사장이 3세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은 지난해부터 힘을 얻기 시작했다. 정 이사장과 정 부사장은 지난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수천억을 대출받으면서 승계작업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현대가의 빠른 승진 속도를 감안하면 이같은 해석에 무리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 부사장의 아버지인 정몽준 이사장은 1982년 31세의 나이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승진했고, 5년 뒤인 1987년에 회장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1999년 현대차 이사로 본격적으로 그룹경영에 참여해 약 5년만에 기아차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가 3세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2007년 35세의 나이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2009년 대리로 입사했다가 미국 유학 후 2013년 부장직급으로 재입사했다. 2014년 상무, 2015년 전무,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의 변화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들이 빠른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는 추세"라며 "현대중공업그룹도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한 이때 승계로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정 부사장의 승계를 논하기엔 이른 시기"라며 말을 아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