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커플 사귀기전 "우리 피검사 해요"

조선일보
입력 2019.07.12 03:01

국민 24%서 기형 적혈구 유전자… 일부 州에선 결혼전 검사 의무화

나이지리아 커플 사귀기전 '우리 피검사 해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는 남녀가 데이트할 때 먼저 피검사를 해 상대방의 '적혈구 유전자형'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미 CNN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나이지리아에는 유전병인 '겸상적혈구빈혈(SCD)'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 병은 헤모글로빈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기형이 돼 생긴다고 해서 '낫형세포병'이라고도 부른다. 이 유전병에 걸리면 기형 적혈구 때문에 몸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적혈구가 쉽게 부서진다. 대개 생후 5개월 이후 질환이 발현되며, 뇌졸중이나 신체 마비, 궤양 등의 합병증이 있다. 환자들은 '온몸의 뼈가 부서지는 듯한'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SCD는 부모에게 받은 유전자 때문에 발병한다. 유전자 타입은 간단한 피검사로 확인 가능하다. 부모 모두에게서 겸상적혈구유전자(S)를 하나씩 물려받은 'SS' 타입은 SCD 환자다. 부모 중 한쪽에서 'S' 유전자를 받고, 다른 한쪽에서 정상 유전자(A)를 받은 사람은 유전자 보유자(AS타입)로 질병이 발현되지는 않는다. 정상인 사람은 'AA' 타입이다.

나이지리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SCD 환자가 있다. 2006년 세계보건기구(WHO) 집계에서는 인구의 24%가 'S'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신생아 중 15만명이 이 병을 갖고 태어난다. 나이지리아 외에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환자가 몰려 있으며, 중남미나 중동, 이탈리아 등에 일부 환자가 있다.

이 때문에 나이지리아 젊은이들은 연애 감정이 생기기 전 적혈구 유전자형부터 물어보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또 잘 교제하던 남녀가 결혼을 논의하다가 유전자 문제 때문에 결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나이지리아 정부도 SCD 예방을 위한 가족계획을 권장하는 추세다. 남부 아남브라주(州)에서는 결혼 전 SCD 유전자 검사를 의무화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