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끝나니 직접 장사하겠다는 건물주…대법 "세입자에 권리금 배상"

입력 2019.07.11 18:14

대법원. /뉴시스
대법원. /뉴시스
건물주가 임차인을 내보내며 "직접 장사하려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임차인은 후임 세입자를 구하지 않았고, 권리금도 회수하지 못했다. 이 경우 임차인은 건물주에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수 있을까. 대법원이 그렇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임차인 한모씨가 임대인 박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수원지법 민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한씨는 2008년부터 한 상가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했다.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지만 계약은 이어졌다. 2012년 상가 건물을 산 박씨와는 2015년 11월 30일까지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박씨는 2015년 말 한씨에게 "상가를 비워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법원은 "임대차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됐으니 2016년 11월 30일까지 명도하라"고 판결했다. 한씨는 2016년 10월 박씨에게 새 임차인을 주선하겠다고 했다. 박씨는 '해당 점포를 넘겨받아 직접 운영할 것'이라며 거절했다.

박씨는 "후임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받지 못했으니 손해를 배상하라"며 한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청구금액은 3900만원이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는 것을 임대인이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를 위반하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1심과 2심은 임대인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씨가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새 임차인과 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한 경우까지 신규 임차인 주선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한씨가 실제로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박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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