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美와 소통중"
호르무즈 해협 등은 韓 원유 주요 수송 루트
미국이 한국·일본 등 동맹국에 중동 해협에서 해상 호위를 위한 연합군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미국은 최근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 해역에서 항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연합체 구성을 추진해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으로부터 중동 지역에서 항행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연합군 참여에 대해 제안을 받았느냐'는 물음에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고 항행의 자유 그리고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이 입장과 관련해 (정부는) 미 측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경로를 통한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미국이 이런 구상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면 한국도 당연히 그 구상에 대해 알고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어떻게, 무엇을 이런 식으로 구체화된 것은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제안이 온 것은 아니지만 물밑에서 관련 협의를 진행 중임을 인정한 셈이다.
이와 관련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대행과 만나 중동 문제를 논의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여러 국가들과 접촉해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연합군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던포드 의장은 또 앞으로 몇 주 내로 연합군의 취지를 지지할 수 있는 국가를 가려낸 뒤 구체적으로 어떤 군사적 역량을 지원해줄 지 군과 직접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중동 해역 연합군 참여를 일본에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미국의 구체적 요구를 파악하는 한편, 참가 여부와 자위대 파병에 필요한 법적 절차 등을 점검 중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미국은 중동 해역에 지휘함을 파견하고 연합군의 감시 활동을 이끌 예정이다. 동맹국은 미국 지휘함 인근에서 정찰 활동을 하고 상업 선박들을 호위하는 역할을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협,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예멘과 아프리카 대륙 사이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해협이다. 두 해협은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로 우리의 원유 수입 루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