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년전 "핵보유국 카드로 대미협상" 구상…미·북협상 김정은 뜻대로?

입력 2019.07.11 15:12 | 수정 2019.07.11 15:32

북한이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노동당 간부로 추정되는 인물이 ‘핵무기 개발이 완료되면 미국과 협상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효과로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선 것이 아니라 북한 당국이 처음부터 의도했던 방향으로 미·북 관계가 흘러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주목된다.

일본 도쿄신문은 11일 베이징발 기사에서 당시 황해북도 사리원에서 열린 강연회 기록을 입수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해당 강연회는 2017년 9월 22일쯤 사리원의 한 공장에서 열렸으며, 종업원 수백명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연자는 자신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강연강사’로 소개했다. 신문은 그를 노동당 최고기관인 중앙위원회에서 파견한 간부로 추정했다.

 (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집 앞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집 앞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연자는 "핵무기 개발이 마무리되면 (핵보유국 카드를 활용해) 미국과 담판할 것"이라며 "우리의 요구는 (휴전협정을 전환해)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그날 자정까지 남조선(한국) 주둔 미군은 철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 "원수님(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은 조(북)·미 대결의 70년 역사를 끝낼 때가 왔다는 것"이라며 핵·미사일 개발 완료를 서두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문은 "북한은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두고 미국과 격렬하게 대립할 당시에 이미 ‘핵보유국 카드’를 앞세워 미·북 협상에 나선다’는 전략을 이미 세운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끈 것이 한·미·일의 대북 제재 효과라는 견해를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신문은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대등한 입장을 세운 후 대미 협상에 임한다는 전략을 치밀하게 그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를 거쳐 미·북 정상회담까지 도달한 그간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이는 제재 효과가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의도대로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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