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强)달러가 싫은 트럼프...연준면접서 뜬금없이 '약달러 묘책'주문

입력 2019.07.11 13:39 | 수정 2019.07.11 16: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면접에서 강(强)달러에 대한 우려를 토로하며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묘책을 물었다고 1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사 후보들을 면접하는 자리에서 달러화 강세가 자신의 재선을 도와줄 경제 호황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개탄하며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방법을 물었다. 이 자리에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그의 측근들도 배석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로 재직 중인 크리스토퍼 월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앙 은행은 기준 금리를 결정할 때 달러화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달러화 관련 정책은 연준의 소관이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커들로 위원장도 "달러화 감독은 재무부의 소관"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내년 미국 대선에서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지난 대선의 핵심 공약 중 하나가 ‘불공정한 무역을 바로잡겠다’는 것이었는데, 강달러가 유지되면 미국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무역적자가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년 대선에서도 ‘무역 불균형 해소’를 핵심 어젠다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의료보험 정책 관련한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의료보험 정책 관련한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까지 여러차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도 결국은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탓이라고 주장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압박해왔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시중에 돈(달러화)이 몰리면서 달러 가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준이 스스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았다면, 다우 지수는 현재보다 5천에서 1만 포인트 더 높았을 것"이라며 "금리를 내리고 양적 긴축을 중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 후보들에게 달러 정책에 대한 의견을 질문한 것은 약달러를 통해 무역적자를 해소하려는 자신의 정책을 지지할 수 있는 후보를 가려내기 위한 것이다. 연준 이사 후보인 월러와 주디 셸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인사들이다.

특히 지난달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추가 경기부양책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강달러에 대한 그의 우려는 더 커지는 듯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과의 경쟁을 쉽게 하려는 것"이라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주문에도 그의 측근들은 달러 정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커들로 위원장은 달러화 약세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미 재무부는 지난 세 정권에서 강달러가 건강한 경제를 반영하는 지표로 여겨 상대적으로 강달러 정책을 지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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