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선 펠로시가 꼰대냐, 초선 4인방이 철부지냐

조선일보
입력 2019.07.11 03:37

초선들, 국경예산 등에 강경입장

낸시 펠로시(79) 의장이 '꼰대'인가, 초선(初選) 4인방이 철부지인가. 17선(選)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 초선(初選) 여성 의원 4인방이 한판 붙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6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4인방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들에겐 '대중(大衆) 비슷한 것'과, 그들의 트위터 세상이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현실에서의 팬은 없다"고 했다.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 아닌 소셜미디어의 '좋아요'를 먹고 사는 유명인처럼 행동한다는 비난이다.

펠로시 VS 코르테스, 틀라입, 오마르, 프레슬리
펠로시가 겨냥한 4명은 10선 의원을 누르고 의회에 입성해 스타로 떠오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29·뉴욕), 팔레스타인 난민 2세 출신인 라시다 틀라입(42·미시간), 첫 무슬림 여성 의원인 일한 오마르(37·미네소타), 매사추세츠주의 첫 흑인 여성 하원 의원인 아이아나 프레슬리(45·매사추세츠)다. 상징성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아온 신예 스타들을 당의 수장이 공개 비난한 것이다.

초선들 역시 수그리지 않았다. 같은 날 오카시오-코르테스는 트위터에서 "(펠로시가 말한) '대중 비슷한 것'은 '대중 정서'라는 것이며, 그것을 바꾸는 것이 우리가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틀라입 역시 이날 ABC 인터뷰에서 "하원 의장이 우리의 목소리를 깎아내리려 시도하는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논쟁의 발단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통과된 국경지대 긴급 예산 지원 법안이다. 국경지대 난민을 보호하기 위해 46억달러(약 5조4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합의한 이 법안을 4인방이 총대를 메고 극력 반대했다. 이들은 법안이 난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트럼프식 땜질 처방에 돈을 퍼 준다고 비난했다. 찬성 305표, 반대 102표로 법안은 통과됐지만, 이들 때문에 민주당에서만 이탈표가 95표 쏟아졌다. 공화당과의 타협을 선택한 펠로시의 리더십이 4인방에 의해 타격을 입은 셈이다.

사실 펠로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이들의 관계는 시작부터 썩 좋지 못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당선 1주일 만에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며 펠로시의 워싱턴 사무실을 점거한 환경운동가들의 시위를 지지 방문했다. 틀라입은 첫 등원 선서 직후 "트럼프라는 'X자식(motherfucker)'을 탄핵하러 왔다"고 외쳤고, 오마르는 미국 사회 주류인 유대인을 비난해 민주당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했다. 천방지축 초선들의 '사고'가 반복되자 펠로시는 지난달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공화당에게 이용될 여지가 있다"며 좀 더 조심스럽게 발언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펠로시와 4인방의 설전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정치엔 타협이 필요한데, 초선들이 무조건 뻗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프 밴 드루(뉴저지) 하원의원은 "난민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선 공화당과 타협하지 않는 것을 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이들의 설전이 부각되면 결국 트럼프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CNN은 "낸시 펠로시가 평소 '다양성이 우리 당의 강점이며, 통합이 우리 당의 능력'이라고 말했다"며 펠로시를 비판하는 기고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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