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임신 시기 많이 늦어진다면 35세 전에 꼭 난소 기능 검사해보세요

조선일보
입력 2019.07.11 03:00

[아이가 행복입니다]
분당차병원, 난임원인 10년 비교분석

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모(38)씨는 35세에 결혼해 3년간 아이를 가지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생리도 규칙적인 편이었다. 최근 부부가 함께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남편에겐 큰 문제가 없었다. 김씨의 난소(난자를 보관했다 배출하는 기관) 기능이 떨어진 게 원인이었다.

'난소 나이 검사'라고도 불리는 호르몬검사를 해보니 실제로 난소 기능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김씨처럼 난소 기능이 떨어져 난임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다고 분당차병원이 10일 밝혔다.

차병원 난임센터에 있는 난자은행.
차병원 난임센터에 있는 난자은행. 여기에 보관된 난자들은 필요 시 해동 과정을 거쳐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에 쓰인다. /분당차병원
분당차병원이 2008년과 2018년 분당차병원에서 난임 치료를 받은 사람 2968명(2008년 915명·2018년 2053명)을 분석해보니, 난임 원인 중 '난소 기능 저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났다. 2008년엔 난소 기능 저하로 인한 난임 비율이 9%(전체 원인 중 4위)였는데, 지난해엔 난임 원인 1위(37%)가 됐다. 2008년엔 난임의 원인이 불분명하거나(29%), 난소와 자궁을 연결하는 통로인 난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24%)가 많았다. 지난해엔 난소 기능 저하에 이어 남편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22%) 등이 난임의 주원인이었다.

분당차병원은 "난소 기능 저하라는 것은 쉽게 말해 난소에 보관돼 있는 난자의 수가 적다는 의미"라며 "일단 난소 기능이 저하되고 나면 난임 치료를 해도 임신이 쉽지 않다"고 했다.

◇결혼·임신 늦어지다 보니

10년 사이 달라진 난임 원인 상위 5위
권황 분당차병원 난임센터 소장은 "난소 기능 저하로 인한 난임이 늘어난 것은 결국 결혼·임신 시도 연령이 늦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혼이 늦어지고, 결혼을 하고 나서도 임신을 미뤄두다 보면 난소 기능이 떨어져 아이를 갖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28.3세였던 여성의 초혼 연령은 지난해 30.4세로 높아졌다. 첫째 아이를 낳는 연령도 2008년 29.6세에서 2017년 31.6세까지 높아졌다.

분당차병원은 "난임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의 연령도 과거에 비해서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권 소장은 "여성의 나이가 35세 이상이 되면 난자를 보관하고 있는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며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 난임 치료를 위해 난자를 채취할 때도 많은 수의 난자를 얻기가 어렵고, 질 좋은 난자를 확보할 가능성도 떨어져 임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했다.

분당차병원은 35세가 되기 전에 호르몬검사를 통해 난소 상태를 점검해보도록 권하고 있다. 피를 뽑아 분석하는 간단한 검사다.

◇난자·배아 보관도 방법

여성 난임 환자는 2015년 16만292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3만5268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 해 10만명 넘는 여성이 아이를 갖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분당차병원은 "결혼을 하는 시기가 늦거나, 결혼 후에도 임신을 많이 미뤄두고 있다면 난자·배아 냉동 보관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난소 기능이 저하되기 전에 난자를 채취해 보관해두라는 것이다. 결혼이 늦어지고 있다면 난자 냉동 보관을, 결혼을 하고 임신을 늦추고 있는 경우라면 배아 냉동 보관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결혼과 임신 시기가 늦어지면서 남성 난임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8년 2만6682명에서 지난해 6만7270명으로 증가했다. 보통 남성의 생식 능력은 40대 중반까지는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의사들은 "아무래도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씩은 생식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미혼 남성들이 병원을 찾아 정자의 수와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검사를 받거나, 자신의 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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