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늘었지만, 실업자도 113만 역대 최다

조선일보
입력 2019.07.11 03:00

통계청 '6월 고용동향' 발표

고용의 양(量)은 늘어나고 있지만, 고용의 질(質)은 계속 추락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지난 6월 취업자 수가 28만명 이상 증가하며 두 달 연속 20만명을 웃돌았지만, 속을 뜯어보면 노인 단기 일자리 같은 '세금 일자리'만 대폭 늘고 30·40대 '경제 허리'의 고용 한파나 제조업·금융업 등 '괜찮은 일자리' 취업자 감소는 되풀이되는 것이다.

10일 통계청은 '2019년 6월 고용동향'을 통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8000명을 기록, 전년 동월 대비 28만1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외형적으로 보면 2018년 1월(33만4000명) 이래 1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61.6%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재정으로 만든 단기·일회성 일자리의 '고용 허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용의 양과 질의 괴리

지난달 취업자 수가 28만명 넘게 늘어난 외형만 보면 고용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해석하기 쉽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0만명대를 넘었고, 상반기 평균 취업자 수 증가 폭도 20만7000명을 기록하며 정부의 연간 취업자 증가 목표치(20만명)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6월에 취업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60세 이상이 37만2000명이나 대폭 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쓰레기 줍기 등 세금으로 만드는 노인 일자리 영향으로 고용 상황이 좋아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생겼다는 뜻이다. '경제의 허리'로 통하는 30·40대에선 취업자 수가 각각 3만2000명, 18만2000명 줄면서 21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 따지면,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가 6만6000명 줄어드는 등 15개월 연속 감소했고, 고임금 정규직 일자리가 많은 금융·보험업도 5만1000명 감소하며 6개월 연속 줄었다. 반면 정부가 만든 일자리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12만5000명으로 크게 불어났다. 취업 시간별로 봐도, 고용의 질은 여전히 나쁘다. 지난달 17시간 미만 근로자 수는 181만3000명으로, 1983년 이후 6월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금으로 만드는 단기 일자리가 많은 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쪼개기 알바' 등이 늘며 생겨난 현상이란 분석이다.

◇실업자 113만명, 역대 최다

언뜻 보면 전체 취업자 숫자가 늘었으니 실업자는 줄었을 것이라 짐작하기 쉽지만, 이번 고용동향 성적표를 보면 실업자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6월 기준으로 1999년 이래 가장 많은 113만7000명이었다. 1년 전보다는 10만3000명 늘었다. 실업률로 따지면 6개월 연속 4%대 고공 행진을 했는데, 이는 외환 위기(1999년 6월부터 12개월 연속) 이후 가장 장기간 4% 이상 실업률을 기록한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해에는 지방직 공무원 시험일이 5월 19일이었는데, 올해는 6월 15일로 한 달쯤 밀리면서 청년층에서 실업자 수가 6만5000명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업자는 구직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을 뜻하는데, 평소엔 실업자로 잡히지 않던 '공시족'이 시험 땐 적극적인 구직 활동자로 잡히며 실업자 숫자를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여기에 노인 단기 일자리 등을 구하는 60세 이상 노년층 인구도 합쳐지며 실업자가 동반 상승했다는 것이다.

청년 공시족이나 '알바'를 뛰는 시간제 근무자 등 숨어 있는 실업자까지 모두 아우르는 넓은 의미의 '체감 실업률'은 지난달 청년층에서 24.6%를 기록, 2015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6월 기준으로 최고치였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일자리 쪼개기로 만든 '초단기 알바'나 노인 공공 일자리로 늘어난 취업자 증가세를 고용 상황 개선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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