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자사고 이어 특목고까지 전국 51개교 재평가...교육계 갈등 더 커지나

입력 2019.07.10 17:28

올해 전국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24곳의 재지정 평가에서 11개교에 대해 무더기로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학교 측과 학부모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내년엔 올해보다 더 많은 전국 51개 자사고와 특목고에 대한 평가가 예정돼 교육계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진보 교육감들이 자사고·특목고 폐지라는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내년 평가를 앞둔 자사고와 특목고 등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교육청 앞에서 자사고 폐지 정책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조선DB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교육청 앞에서 자사고 폐지 정책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조선DB
전국 각 시·도교육청은 올해 전국 단위 자사고8곳과 광역단위 자사고 16곳 등 24곳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전국 단위에선 전주 상산고가, 광역 단위에선 서울 배재·세화·중앙·경기 안산 동산·부산 해운대고 등 10곳에 대해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취소율은 45.8%로, 평가 대상 중 절반에 가까웠다. 현 정부가 국정 과제로 내세운 ‘자사고 폐지’ 정책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에는 자사고뿐만 아니라 외고·국제고를 포함해 모두 51곳에 대한 재지정 평가가 이뤄진다. 자사고 15곳과 외국어고등학교 30곳, 국제고 6곳이다. 자사고의 경우 경문고·대광고·보인고·현대고·휘문고·선덕고·양정고·장훈고·세화여고 등 서울 지역 자사고 9곳을 포함해 대건고·경일여고·하늘고·대성고·용인외대부고·남성고 등 총 15개교가 대상이다. 국제고는 전국 7개교 중 세종국제고를 제외한
고양·동탄·부산·서울·인천·청심국제고 등 6곳, 외고는 대원·대일·명덕·서울·이화·한영외고 등 서울 지역 외고 6곳을 포함한 전국 외고 30곳 전체가 평가를 받는다.

교육부는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고교체제 개편을 하겠다면서 3단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단계(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한 고입 이중지원 금지 및 동시선발)를 지나, 현재는 2단계인 ‘자사고·외고·국제고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 및 일반고 전환’에 접어 들었다. 결국 ‘자사고 폐지’는 이런 고교 체제 개편이라는 큰 그림의 일부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선 내년에는 특목고 지정 무더기 취소를 통한 ‘교육 평준화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경기도 한 외고 3학년 부장은 "교육 당국이 도무지 지킬 수 없는 평가 기준을 만들어 지정 취소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목고의 존폐는 따지는 일이 무의미할 정도"라며 "상산고 사례에서 정부 측의 의도가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각 학교가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른데, 교육 당국은 획일화된 평가 방법으로 점수를 억지로 맞추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내년 재지정 평가에서 지정 취소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외고 사이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고 했다.

서울의 한 대학 교육학과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분야 국정 수행 평가는 옹호 여론이 30%대로 다른 분야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강력한 교육 정책 드라이브에 직접 피해를 봤다는 학부모, 학생이 늘어나면 저평가 기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더 많은 특목고들이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는데, 이들 학교의 대규모 지정 취소가 생기고, 대입제도 변경·고교학점제 확대 등 주요 정책의 결과가 드러나게 되면 교육 현장의 혼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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