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경두·강경화 바꿔야", 총리 "靑과 상의"

조선일보
입력 2019.07.10 03:16

李총리, 대정부질문서 외교·안보라인 교체 건의 시사
"軍이 삼척항 인근 표현한 건, 국민 눈높이에는 못난 짓"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 장관 해임 건의를 검토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의원 여러분의 뜻을 깊이 새기고 상의하겠다"며 "의원님들의 의견을 청와대와 상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귀순 사건과 외교 성과와 관련해 "국방·외교장관이 무능하다. 총리 권한에 따라 (대통령에게) 두 사람에 대한 해임 건의를 할 생각이 없느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달 중으로 예상되는 개각(改閣)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라인 장관 교체를 건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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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기 전 국회의장에게 인사하고 있다. 뒤쪽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덕훈 기자

이 총리는 개각에 대해 "준비가 진행 중"이라며 "선거에 출마하셔야 할 분들은 선거 준비를 하도록 보내드리는 게 옳다"고 했다. 다만 이 총리는 "뜻밖에도 (장관직을) 사양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이 총리는 이날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해 "결과적으로 경계는 실패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초기 판단이 안이했다"며 "올해도 (북한 어선) 80여척이 넘어왔다고 한다. 이번에 한 척이 들어오는 것을 감지하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실책"이라고 했다. 이 총리는 또 사건 당시 군이 '북 어선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군이 대공(對共) 등을 고려해 (표현을) 흐리는 관행이 있어 '인근'이라고 무심결에 썼다고 한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못난 짓이다. 제가 질책을 많이 했다"고 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날 "사퇴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판단하고 조치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 조치가 쟁점이었다. 이 총리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묻자 "WTO(세계무역기구) 제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총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對)한국 수출 규제의 이유로 한국의 대북 제재 위반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자칫하면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안보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일본에 보복 조치 즉각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일본통인 총리의 역할을 많이 기대한다'는 야당 의원의 말에 "30년 가까이 제 나름대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런 국면이 돼 몹시 가슴이 아프다. 제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도 했다.

이날 이 총리는 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문 대통령 동서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자 설전을 벌였다. 곽 의원은 "배재대는 2012년 이미 부실대학으로 선정됐고 작년에도 교육부 1차 평가에서 탈락했는데 최종 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평가가 뒤바뀐 데는 대통령 동서인 김한수 교수의 역할이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양대에서 학과장까지 했던 김 교수가 배재대에서 교양과목 한 강의만 가르치는 교수로 작년에 이직한 뒤 1년도 되지 않아 부총장으로 승진했다. 이런 파격 인사는 자율개선대학으로 변경된 것에 따른 대가가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이 총리는 "의원님의 '억측력'은 늘 제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했다. 이에 곽 의원이 "억측이라고 하면 곤란하다. 표현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반발하자, 이 총리는 "이제까지 다른 문제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억측력이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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