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法 수호자' 검찰총장 후보의 위증 논란, 범법자들 방식 아닌가

조선일보
입력 2019.07.10 03:19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위증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윤 후보자는 과거 윤대진 현 검찰국장의 형(전직 세무서장)이 비리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을 때 이모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8일 청문회에서 거듭 이 문제가 나왔는데도 "그런 적 없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자신보다 윤 국장이 더 가까운 사이였다면서 "제가 소개했다는 의혹은 무리라고 생각한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자신이 7년 전 변호사를 소개해 준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육성이 담긴 녹음이 공개되자 "그냥 사람을 소개한 것이고 그 변호사가 사건을 선임하지 않았다. 소개와 선임은 다르다"고 말을 바꿨다. 청문회 내내 사실과 다른 말을 하다 증거가 나오자 '위법은 아니었다'는 식으로 둘러댄 것이다. 범법자들이 흔히 하는 방식이다.

변호사법은 검사가 자신과 관련 있는 사건의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문제가 된 사건은 경찰 수사 중이어서 윤 후보자가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법의 취지와 정신은 어긴 것으로 부적절하다. 검찰총장은 법을 수호하는 최고 책임자다. 이 자체로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윤 후보자는 사실과 다른 말로 국민을 속이려 했다. 그런 사람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을 만들겠다'고 했으니 앞으로 윤 후보자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윤대진 검찰국장은 "이 변호사는 내가 소개했고 윤 후보자는 관여한 적 없다"고 했다. 윤 후보자도 뒤늦게 같은 말을 했다. 실제 윤 후보자가 한 일이 아니었다면 있는 그대로 말하거나 '잘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 될 텐데 적극적으로 거짓을 지어낼 필요까지 있었는지 의문이다. 뭔가 다른 사정이 있거나 윤 후보자가 위증 논란에 휘말리자 윤 국장이 도우려 나선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무슨 문제가 생겨도 대통령은 윤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할 것이다. 법을 수호해야 하는 검찰총장의 '위증'도 아무 문제가 아니라면 정말 인사청문회는 무엇 때문에 하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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