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SBS 전 앵커, ‘몰카’ 당시 음주 상태였다…“주취감경 말 안돼” 과거 발언 재조명

입력 2019.07.09 09:44 | 수정 2019.07.09 09:45

지하철 역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입건된 김성준(55) SBS 전 앵커가 범행 당시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상에서는 그가 과거 불법촬영, 주취감경과 관련해 했던 발언이 거론되고 있다.

9일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김 전 앵커는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쯤 서울 지하철 2·5호선 영등포구청역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중 앞에 서 있던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성준 SBS 전 앵커. /SBS
김성준 SBS 전 앵커. /SBS
당시 현장에서 한 시민이 이 장면을 목격한 뒤 피해자에게 알렸고, 이를 전해들은 여성이 경찰에 신고했다. 김 전 앵커는 자신의 행각이 들키자 역 밖으로 도주하려고 했고 결국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2번 출구 쪽에서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당시 김 전 앵커는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애초 범행 사실을 부인하다가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불법 촬영된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의 사진이 발견되자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앵커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사진을 찍는 게 취미"라며 "술에 취해 실수를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의 입건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그가 과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불법 촬영, 주취감경과 관련해 했던 발언이 회자됐다. 김 전 앵커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진행했던 SBS 라디오 러브FM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에서 "이른바 ‘몰카’(몰래 카메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는데 동의한다"면서 "(피해자는)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 하는 고통일 텐데 벌금 얼마 내고 나온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2017년 12월 술 마셨다고 형을 경감해주는 ‘주취감경’ 제도에 대해선 "오히려 술을 마시면 정신도 혼미해지고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것을 알면서도 술 마시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오히려 가중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하기도 했다.

SBS 라디오 러브FM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를 진행하고 있는 김성준 전 앵커. /SBS
SBS 라디오 러브FM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를 진행하고 있는 김성준 전 앵커. /SBS
논란이 퍼지자, 김 전 앵커는 이후 일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다. 먼저 저 때문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줬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며 "가족과 주변 친지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제가 직접 감당해야 할 몫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SBS 역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앵커의 사직서를 이날 최종 수리했다고 알렸다. 김 전 앵커는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김 전 앵커가 이끌어왔던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는 폐지되고, 후속으로 음악프로그램 ‘한낮의 BGM’이 7월 한달간 임시 편성된다.

이날 저녁 SBS TV ‘8뉴스’도 클로징 멘트에서 "김성준 전 논설위원 사표를 오늘 수리했다"며 "SBS는 구성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1991년 SBS에 입사한 김 전 앵커는 보도국 기자를 거쳐 앵커, 보도본부장이 됐다. 2011~2014년, 2016년 말~2017년 5월까지는 SBS 메인 뉴스인 ‘8 뉴스’를 진행했다. 2017년 8월부터 퇴사 전까지는 보도본부 논설위원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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