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딤섬·족발면… 제주에 상륙한 '중국 본토의 맛'

입력 2019.07.09 03:00

제주의 중국 美食

"베이징·난징·쓰촨·광둥식 요리가 어느덧 이곳에 다 들어와 있어요. 호주에 가보면 베트남 이민자가 워낙 많아서 베트남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있잖아요? 마찬가지예요. 이곳 토속 음식만큼이나 여기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게 중국 본토 음식인 거죠." 제주신화월드의 중식 총괄 셰프인 알란 찬(47)이 말하는 '이곳'은 다름 아닌 제주도다.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도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것이 작년 초.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 거리 등도 퇴색하고 썰렁해졌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제주엔 그러나 최근 다시 '영 차이니즈(Young Chinese)' 음식이 대세다. 짜장면·짬뽕 등 우리식 중식을 내놓는 곳보단 마라탕이나 훠궈, 딤섬처럼 본토 음식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다시 인기라는 것. 내국인 관광객이 이 같은 음식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관련 음식점들이 골목골목 더 많이 생기는 추세다. 마라탕이나 마라볶음 같은 강렬한 매운맛을 앞세운 쓰촨식 식당을 시작으로, 최근엔 광둥식 딤섬이나 족발면 같은 길거리 음식을 내놓는 곳도 속속 등장했다.

◇제주서 즐기는 중국 본토의 맛

"여기 셀러리만두 하나 주세요." 한국말로 주문했으나 알아듣는 이가 없었다. 제주 노형동 '십원향'은 하얼빈식 만두를 내놓는 곳이다. 주문하려면 메뉴판을 손으로 일일이 가리켜야 했다. 해물물만두(1만원), 양파군만두(1만원), 부추납작만두(1500원), 셀러리땅콩(3000원) 같은 글자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눈치껏 음식이 나온다. 손님 중엔 스마트폰 중국어 번역기를 켜고 주문하는 이도 있었다. 만두를 주문하면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식초라는 천추(陳醋)가 함께 나온다.

이미지 크게보기
①서귀포시 안덕면 '르 쉬누와'의 광둥식 딤섬. 닭발딤섬, 소천엽딤섬 같은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딤섬도 판다. ②제주신화월드 '아시안 푸드 스트리트'에서 파는 족발면. ③제주 연동 '공푸마라탕'의 궈바오러우. ④마라룽샤는 제주새우를 향신료에 맵게 볶아서 만든다. /영상미디어 이신영 기자
쓰촨식 식당은 제주 연동과 노형동 일대에선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산초로 불리는 향신료 화초(花椒)와 고추가 듬뿍 들어간 마라(麻辣) 음식 식당이 곳곳에 있다. 연동 '공푸마라탕'은 각종 마라볶음과 쓰촨요리, 중국 동북 지역 음식을 함께 파는 곳. 삼겹살매콤볶음(1만6000원), 제주새우를 매운 향신료로 볶아낸 마라룽샤(3만5000원), 궈바오러우(1만5000원) 등이 함께 메뉴판에 올라와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종업원 메이씨는 "처음엔 호텔·리조트 등에서 일하는 중국인 요리사들이 고향 음식 그립다고 자주 왔다. 요새는 마늘볶음밥이나 마라룽샤 같은 음식을 찾으러 일부러 오는 한국 손님도 종종 봤다"고 했다.

연동 '금정무오리목점'은 밀가루 반죽을 도마 위에 올려 칼로 썰어내는 도삭면(刀削麵)으로 유명하다. 굵고 넓은 수제비면 같은 면발이 생각보다 탄력 있고 쫄깃하다. 소고기탕면(8000원), 베스트로육면(8000원) 등이 인기다.

◇길거리 음식부터 파인다이닝까지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한 리조트 제주신화월드엔 최근 광둥식·쓰촨식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아시안 푸드 스트리트'가 들어섰다.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운영된다. 홍콩식 족발면(5500원)과 크리스피 돼지고기찜 덮밥(5000원), 삼선만두(4000원) 같은 메뉴가 값싸고 알차서 인기다. 알란 찬은 "중국 여행을 하다 보면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야시장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중국 길거리 음식이 제주로 옮겨온 것"이라고 했다. 안덕면의 '르 쉬누아'는 반면 고급 광둥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점심엔 홍콩식 딤섬을 낸다. 돼지고기 딤섬 4개(1만8000원), 새우딤섬 4개(1만8000원)처럼 따로 시키거나 딤섬 브런치 세트를 시킬 수도 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