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엔 세탁한 옷 널 공간도 없다" 홍콩 빨래방서 본 청춘의 좌절

조선일보
  • 홍콩=김은주 탐험대원
  • 취재 동행=김수경 기자
    입력 2019.07.08 03:05 | 수정 2019.07.08 03:07

    [청년 미래탐험대 100] [25] 계속되는 시위, 홍콩을 가다
    주거문제 관심 많은 25세 김은주씨

    지난달 26일, 홍콩 시내 한복판에서 검은 마스크를 쓴 남성이 내 팔을 붙잡았다. 반중(反中) 시위에 참가 중이던 그의 가슴팍엔 시위 도중 투신한 청년 두 명을 추모하는 흰 리본이 달려 있었다. 그는 말했다.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같은 정치만이 문제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치솟는 집값을 포함한 중국발(發) 경제 압박에 정치적 탄압까지 더하니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중국 자본이 몰려들어 우리가 살아갈 공간을 앗아가고 있다. 빨래방에 한번 가서 젊은이들의 좌절을 만나 보라."

    홍콩의 공유 빨래방 ‘커피 앤드 런드리’는 방 한 칸 마련하기 힘든 홍콩 젊은이들의 쉼터이자 고민을 나누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홍콩의 공유 빨래방 ‘커피 앤드 런드리’는 방 한 칸 마련하기 힘든 홍콩 젊은이들의 쉼터이자 고민을 나누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김수경 기자
    홍콩에선 지난 3개월 동안 많게는 200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서며 반중 시위를 벌였다. 지금도 매일 수천 명이 가장 번화한 침사추이를 비롯해 도시 곳곳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 대부분이 20~30대 청년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 법안을 무기한 연기했음에도 홍콩 청년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분노는 어디서 오나. 시위 현장에서 만난 '검은 마스크맨'의 조언을 따라, 나는 홍콩 일대에 2014년부터 확산하는 빨래방을 돌며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빨래방은 중국 자본 유입으로 집값이 치솟아 '나의 공간'을 갖지 못한 청년들이 모여드는 공간이다. 지난 5년 사이 약 200개가 새로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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