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불화수소로(日이 수출규제한 소재)는 무기 안 만든다… 외부 노출땐 독성 쉽게 잃어"

입력 2019.07.08 02:02 | 수정 2019.07.08 03:46

[일본의 경제보복] '北무기로 전용' 日주장 근거있나
업계 "주문량 그대로 창고에… 입고량과 절대 차이나지 않아"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의 "(일본이 수출한) 화학물질의 행선지를 알 수 없는 듯한 사안(이 있다)"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국내 업계와 전문가들도 "현실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일본 측 보도가 나온 뒤 관련 사실을 확인했으나, 화학물질(불화수소)이 한국을 거쳐 북한으로 수출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또 "한국은 남북 대치 상황에 있는 만큼 전략물자에 대한 국제 통제 체제를 가장 엄격하게 준수한다"며 "일본 정치권 일각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화학물질의 전용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했다. 업체 관계자는 "불화수소는 국내 화학재료 업체를 통해 일본에서 수입해 와 원자재 통관 절차를 거치고, 정제해 완제품이 되면 반도체 제조사에 납품한다"며 "모든 과정이 철저히 감시·관리되고 있어 중간에 (화학물질이) 다른 데로 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히 주문한 양만큼만 창고로 들어오며, 주문량과 창고 입고량도 절대 차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불화수소가 화학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무기로 쓰는 독가스는 대부분 인이나 염소 화합물이지 불소 화합물은 없다"며 "불소 화합물을 무기로 쓰기엔 불편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불화수소가 누출되면, 사람이나 동식물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2012년 경북 구미에서 일어난 불화수소산(불산) 가스 누출 사고에서는 공장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이는 순식간에 대량의 불화수소 가스에 노출됐을 때만 일어나는 일이다. 극미량으로도 살상 효과를 내야 하는 독가스용으로는 부적합하다. 이 교수는 "불소는 자연 상태에 노출되면 다른 물질과 바로 결합해 독성을 쉽게 잃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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