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해 말하는 연습하고, 친구에게 '책 소개장' 써보세요

입력 2019.07.08 03:00

여름방학에 초·중등 국어 실력 높이려면

0.03%.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이다.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진 직전년도 시험의 만점자 비율(0.61%)보다 대폭 줄었다. 고난도 시험의 여파로 성공적인 대입을 위해 어릴 적부터 자녀의 국어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인식이 퍼졌다. 특히 여름방학을 활용해 자녀의 부족한 국어 실력을 집중적으로 높이려는 학부모가 많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방학 때 독서를 통해 독해력도 키우고 효과적으로 말하기, 쓰기 실력까지 높이는 방법을 들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자녀의 국어 실력을 높여주는 독서 활용법에 관심을 두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자녀의 국어 실력을 높여주는 독서 활용법에 관심을 두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한솔교육 제공
◇독서 통해 독해력, 배경지식 쌓기

독서는 수능 문제를 풀 때 중요한 독해력을 키우고 배경지식을 쌓는 데 효과적이다. 머릿속에 쌓인 지식을 글로 적고 말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책과 친해지면 좋을까. 남미영 한국독서교육개발원장은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언어적 추측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글을 읽으면서 다음 장면을 상상하는 것으로, 책을 계속 읽어나가게 하는 추진력이다. 남 원장은 "언어적 추측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려면 아는 어휘가 전체의 75% 이상인 책을 골라야 한다"고 했다.

김수연 한솔교육 책임연구원은 "처음부터 학년별 필독서를 무조건 읽히기보다 수준이 낮더라도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보게 하는 것도 독서 습관을 들이는 한 방법"이라면서 "책 읽기가 습관이 되면 그때부터 도서 주제를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학부모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제대로 책을 읽었는지 의심하며 자꾸만 줄거리를 확인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독서를 숙제처럼 여기고 책 읽기에 흥미를 잃게 될 수 있어서다. 김 연구원은 "내용 파악 대신 어떤 부분이 가장 재밌었는지, 작가가 책을 쓰면서 말하고 싶었던 내용은 무엇인지를 물으며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끌어내는 독후 활동을 펼치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말과 글의 형식, 분량을 지나치게 따지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지에 집중한다. 중학생이라면 형식에 맞춰 보다 심화된 정보를 풀어내도록 이끈다.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확장시키는 책을 읽다 보면 정보의 깊이가 깊어지고, 논리성을 담보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회 교과서에서 정치를 배웠다면 우리나라 정치사를 다룬 책을 추가로 읽는 식이다.

◇'살빼기 스피치' 연습으로 대입 면접 대비까지

독서와 친해졌다면 독후 글쓰기와 말하기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키운 역량은 이후 대입 면접과 논술에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스피치 전문가 서차연('룰루랄라 어린이 스피치: 하루 15분 부모와 함께하는 말하기 놀이' 저자)씨는 두 단계로 나눠 말하기 실력을 높이는 방법을 전했다.

첫 단계는 이른바 '살빼기 스피치'로 불리는 정보 전달하기다. 책 한 페이지를 5줄, 3줄로 요약하는 방식이다. 서씨는 "'살빼기 스피치'를 하다 보면 하고 싶은 말을 짧고 일목요연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설득 스피치'다. '내가 책의 주인공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이렇게 행동하는 게 맞을까' 등을 주제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다. '제 생각은 ~입니다. 왜냐하면 ~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 같은 방식으로 말하면 된다. 서씨는 "이때 부모들은 아이가 하는 말에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그게 아니지' 같은 말로 평가하기 시작하면 아이는 자기가 느끼는 생각이 틀릴 수 있다고 여겨 자신감을 잃고 주장을 똑 부러지게 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표정과 몸짓도 섞어 쓸 줄 알아야 한다. 책을 읽을 때 인물의 감정을 추측하고 이에 맞는 표정을 짓게 하면 좀 더 풍부한 연출법을 익힐 수 있다. 다양한 몸짓 언어를 쓰도록 이끄는 활동으로는 '몸으로 속담 표현하기 게임'을 꼽을 수 있다. 책에서 알게 된 속담을 몸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이 맞히는 놀이다.

글쓰기는 어떨까. 남 원장은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독후 글쓰기로 ▲위인전을 읽고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다른 결말 상상해 적어보기 ▲전래동화 읽고 현대판으로 결말 쓰기를 추천했다. 그는 "책 소개장 보내기도 유용한 방법"이라면서 "감동한 책의 내용을 종이에 적어 다른 사람에게 주는 방법으로, 더 꼼꼼하게 책을 읽게 만들고 글쓰기 능력까지도 길러준다"고 했다.

독서·논술 지도 강사인 강승임('중학생이 즐겨 찾는 국어 개념 교과서' 저자)씨는 "중학생들이라면 궁금한 점이나 어떠한 생각이 떠오를 때 책의 빈 곳에 틈틈이 메모하길 권한다"면서 "이후 노트에 질문에 대한 답이나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를 상세히 적어보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능동적인 독서활동을 이어나갈 뿐 아니라 글쓰기 실력을 높이고 사고의 확장, 깊이 있는 내용 탐구까지 이룰 수 있다.

◇대회 참가… 실력 객관적으로 점검할 기회

독서 후 느낀 감정과 생각을 청중 앞에서 표현할 수 있는 대회도 참여해보자. 그간 쌓은 글쓰기와 말하기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

일례로 한솔교육이 주최하고 서울교육대학교가 후원하는 '주니어플라톤 독서 발표논술대회'를 들 수 있다. 대회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대회는 주어진 책을 읽고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표 영상 또는 글로 표현해 SNS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선발된 본선 진출자들은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진 앞에서 이를 표현할 기회가 주어진다.

한솔교육 측은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에 많은 학생에게 질문하며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대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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