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韓, 국가 간 약속 어기는데 무역규정 지킬까”…北제재 연관 지어

입력 2019.07.07 14:01 | 수정 2019.07.07 15:17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4일 시행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의 배경과 관련, "국가 간 약속도 지키지 않는데 무역관리 규정도 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이행 여부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조치가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요구에 대한 보복이란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대북 제재와의 연관성을 거듭 언급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7일 일본 후지TV의 참의원 선거 당수 토론에 출연해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한국은 (대북)제재를 잘 지키고 있고, 바세나르체제에 따른 무역관리를 확실히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국가 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게 분명한 상황에서 무역관리 규정도 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국가 간 약속’은 한일청구권협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일본과의 청구권 협정을 어긴 한국이 대북 제재 관련 무역 규정을 지킬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1965년 체결한 양국의 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아베 총리는 또 "한국의 수출관리상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고, 그들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부적절한 사안’이 북한과 관련이 있는지 묻자 "이 자리에서 개별 사안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이번 대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연관지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하기우다 고이치 간사장 대행은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 배경에 대해 "(화학물질) 행선지를 모르는 사안이 발견됐다"며 "이런 상황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또 "특정 시기에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와 관련한 물품의 대량 발주가 급증했는데 이후 한국 기업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군사 전용이 가능한 물품이 북한에 전달됐을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칭가스는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 규제 대상인 3가지 반도체 소재(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감광제 리지스트) 중 하나다.

또 한 일본 경제산업성 간부는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화학물질 관리를 둘러싼 한일 간 대화가 문재인 정권 들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근 1,2년 새 (화학물질이 북한에 전달될 수 있다는) 일본 측의 우려가 급속히 퍼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수출 규제 강화 조치는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리 정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강경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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