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수박·신비복숭아, 과일의 신인 스타 탄생

조선일보
  • 이해림 푸드 칼럼니스트
입력 2019.07.06 03:00

[아무튼, 주말- 이해림의 더 맛있는 맛]
④이색 과일 열풍

요즘 과일 코너에서는 스타가 자꾸만 탄생한다. 최근 등장한 신예는 '토망고'. 망고처럼 단맛이 강한 토마토라고 해서 토망고다. '스테비아 토마토'라고도 한다. 단맛이 강한 허브류인 스테비아를 활용한 농법으로 과실에서 느껴지는 당도를 높인 이 이색 토마토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달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며 더욱 화제가 됐다.

이색 과일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그러나 올해의 수퍼 스타는 단연 '샤인머스캣'과 '신비복숭아'다. 머스캣 포도 특유의 청량한 단 향을 가진 청포도인 샤인머스캣은 신맛이 적고 껍질째 먹을 수 있으며 씨앗도 없어 몇 해 사이 어마어마한 열풍을 만들어 내고 있다. 신비복숭아는 겉은 천도복숭아와 똑같이 생겼지만 속은 백도복숭아의 맛과 향을 빼다 박은 복숭아다. 천도복숭아 특유의 찌르르한 신맛이 없어서 지난 몇 해간 조용히 마니아 층을 넓혀가다가 작년부터는 급속도로 확산됐다. 함께 줄 선 품종으로 '신선복숭아'도 있다. 신비복숭아와 마찬가지로 겉은 천도복숭아지만 속은 황도복숭아의 특징을 띤 복숭아. 황도 특유의 녹진한 향을 갖고 있다.

파급력에 비해 공급이 달려 여전히 희귀한 '납작복숭아'도 있다. 납작하게 눌린 모양이 특징이다. 유럽과 미국엔 흔한데, 국내엔 생소하다. 지난해 여름 매일유업 계열 상하농원에서 소량 출시해 순식간에 '완판'됐다. 워낙 재배가 쉽지 않아 유통가에서 납작복숭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색 과일 열풍, 왜?

몇 해 사이 새로운 유전자의 과일들이 몰려오고 있다. 열대 과일이 흔해지고, 독특한 특질을 가진 과일이 스타로 발탁되어 토망고 같은 별명을 얻거나, 신비복숭아처럼 품종명이 구분돼 불리는 과일도 늘었다.

가락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과일 도매상인 '서울청과' 박상혁 부장은 "최근 몇 해 사이 눈에 띄게 이색 과일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새롭고 독특한 과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주로 백화점이나 프리미엄 푸드마켓, 대형 마트와 온라인 프리미엄 마켓들"이라고 했다.

2017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 소비트렌드 변화와 과일산업 대응방안'에 따르면 과일 소비 트렌드 키워드는 '다양화 추구' '건강 기능성 추구' '당도 선호' 순이다. 뒤를 잇는 '소포장' '소용량' '편이성' 세 키워드를 '편이성 추구' 하나로 묶으면 당도 선호를 앞선다. 수입 과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국내 재배 품종도 이색 과일에 열대 과일로까지 다양해지며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졌고, 맞물린 가치 소비 트렌드와 시너지를 일으켜 점차 새롭고 다양한 과일 소비가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

SSG푸드마켓 청담점에 진열된 샤인머스캣 포도. 온·오프라인 프리미엄 식품 매장을 주축으로 이색 과일 열풍이 불고 있다. SSG푸드마켓
SSG푸드마켓 청담점에 진열된 샤인머스캣 포도. 온·오프라인 프리미엄 식품 매장을 주축으로 이색 과일 열풍이 불고 있다. /SSG푸드마켓

오프라인에서 가장 다양한 이색 과일을 갖춘 곳은 프리미엄 푸드 마켓이다. PK마켓과 SSG푸드마켓은 이색 과일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지난해 크기가 타조알에 육박하는 '골드 백향과' 등 희귀한 과일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호주산 '블랙애플포도'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샤인머스캣 열풍을 의식해 씨 없는 외국산 포도 품종을 올해 대거 늘렸다. '스위트 글로브' '스위트 사파이어(블랙 사파이어)' '머스캣뷰티' '어텀 크리스프' '코튼 캔디' 등 이름도 생소한 포도들이다. GS리테일의 수퍼마켓 체인 GS 프레시 과일 코너도 눈에 띄는 이색 과일로 채비했다. 길쭉한 타원형 모양을 한 '베개수박', 블랙 사파이어 포도를 올여름 판매 중이다. 열대 과일 중 향은 고약하지만 한 번 반하면 벗어나기 힘들다는 두리안도 냉동 과일로 선보인다.

온라인 푸드마켓은 한층 더 이색 과일 발굴에 힘쓰는 모습이다. 마켓컬리 이준규 MD는 "요즘 소비자들은 새로운 과일이 주는 즐거움도 중시한다. 신상품 출시 후 매출이 기존 품종 두 배가량 높게 나타나는 것을 봐도 확인된다. 남들이 취급하지 않은 신기한 과일을 더 의식적으로 발굴하려 애쓰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수확량이 적은 이색 품종 도입이 가능합니다. 기존에 취급하던 거봉과 캠벨얼리 품종 외 피오네, 샤인머스캣, 베니바라도, 알렉산드리아, 함부르크 등 이색 품종과 이 밖에도 새로운 포도 두 종류를 더 준비 중입니다."

한국의 주요 과일 작물, 즉 6대 과일로 불리는 사과·배·감귤·단감·포도·복숭아조차도 겉모양부터 속살까지 전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낯익었던 것들마저 낯설어지고 있는 과일 코너. 길을 잃지 않으려면 새로운 맛이 주는 재미에 흠뻑 빠져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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