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립기념일 쇼'… 김정은 열병식 부러웠나

입력 2019.07.05 03:03 | 수정 2019.07.05 07:58

전투기·탱크 동원 군사퍼레이드… 美대통령으론 68년만에 대중연설
트럼프 "일생일대의 쇼가 될 것"… 민주당 "당파적 유세장 만드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 독립기념일(4일)에 탱크와 전투기, 폭격기를 동원해 28년 만에 군사 퍼레이드 행사를 하고,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대중 연설을 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선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을 납치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링컨기념관에서 열리는 '미국에 대한 경례(A Salute To America)' 행사는 정말로 클 것으로 보인다"며 "일생일대의 쇼(show of lifetime)가 될 것"이라고 썼다.

이날 행사는 정말 '쇼'처럼 치러진다. 전략 폭격기인 B-2와 F-35, F-22 전투기,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해군 곡예비행단인 '블루에인절스' 등 20여대의 비행기가 축하 비행을 한다. 트럼프는 행사를 위해 1000㎞ 이상 떨어진 육군 부대에서 에이브럼스 탱크 2대와 브래들리 장갑차 2대를 실어 날라 링컨기념관 주변에 전시했다.

링컨기념관 앞의 장갑차 -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하루 전인 3일(현지 시각) 미군의 브래들리 장갑차가 독립기념일 행사가 열리는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 배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브래들리 장갑차와 에이브럼스 탱크 등을 배치하고 링컨기념관 앞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전투기, 폭격기 등을 동원한 군사퍼레이드 행사도 열린다.
링컨기념관 앞의 장갑차 -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하루 전인 3일(현지 시각) 미군의 브래들리 장갑차가 독립기념일 행사가 열리는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 배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브래들리 장갑차와 에이브럼스 탱크 등을 배치하고 링컨기념관 앞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전투기, 폭격기 등을 동원한 군사퍼레이드 행사도 열린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후 링컨기념관 앞에서 연설도 한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 오를 때 '에어포스원'이 저공비행을 하고, 이후 대통령이 해안경비대·공군·해군·해병대·육군 순으로 호명할 때마다 각군 소속 비행기들이 축하 비행을 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면 독립기념일의 전통인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에 수도인 워싱턴에서 대중 연설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독립기념일은 국민이 자축하며 즐기는 날이었지,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독립기념일 대중 연설을 하는 것은 1951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이후 68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군사 퍼레이드는 1991년 걸프전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8000여명의 군인이 참가해 벌였던 퍼레이드 이후 28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7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열병식을 참관한 뒤 국방부에 독립기념일 열병식을 지시했지만 9200만달러(1075억원)에 달하는 비용 문제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만류 등 반대 여론에 막혀 포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행사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이나 러시아, 중국 등 독재 국가에서 열리는 기념식과 궤를 같이한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번 행사에서 B-2 폭격기 등 전투기 운용에만 약 200만달러, 각종 시설비 등에 250만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불꽃놀이와 경호 인력 등의 부가 비용까지 포함하면 2017년 열병식을 검토할 때 소요됐던 9200만달러 수준에 달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비용 문제에 대해 트위터에 "위대한 행사 비용은 그것의 가치에 비해 거의 들지 않는다"며 "우리는 비행기와 조종사를 보유하고 있고, 공항(앤드루스)은 바로 옆에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연료뿐"이라고 적었다.

이번 행사에 대해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공공 예산을 들여 국가기념관에서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당파적 선거 유세장을 만들어 갈등의 행사를 추진하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CNN은 "군 지도자들이 이날 행사에 트럼프 대통령 곁에 서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군인의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방부 가이드라인 때문에 (참가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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