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 내년 6·25행사 北과 공동개최 검토

조선일보
입력 2019.07.04 03:01 | 수정 2019.07.26 15:34

본지, 국방부 용역보고서 입수… "정권 코드 맞추기 국방부 度 넘었다"

국방부가 내년에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북한과 공동 기념사업 개최를 검토하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현 정부의 평화 기조에 맞추느라 여전히 '북침(北侵)'을 주장하는 북한과 6·25를 함께 기념하자는 것이다. 6·25로 17만명의 국군·유엔군이 사망하고 수백만의 실향민이 생긴 만큼 거센 반발과 사회적 논란이 예상된다.

본지가 이날 입수한 국방부의 '6·25전쟁 70주년 국방사업 기본 구상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2020년을 목표로 각종 남북한 관련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 추진 방향을 '기억의 장' '화합의 장' '약속의 장' 세 가지로 설정하며 "참전 당사국과 관련국이 함께 참여하여 냉전 시대를 마무리하고, 참전 용사와 희생자 추모, 보훈 및 남북 화해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내적으로는 남과 북이 6·25전쟁 기념사업을 공동으로 참여·개최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6·25전쟁 기념사업이 승전의 의미를 넘어 평화를 향한 도약임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이와 같은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배경으로 "새 정부 이후 한반도 종전 선언과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냉전 시대에서 평화 시대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6·25에 대한 북한의 사과도 없는 상황에서 70주년 행사를 같이한다는 발상부터가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은 6·25전쟁 도발을 인정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다"며 "오히려 관련 역사를 호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 기념행사는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국방부는 문제의 용역 보고서를 지난 3월 1900만원에 계약했다. "2020년은 6·25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로 대내적으로 항구적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전승 의지를 고양한다"는 등의 취지였다. 3개월 연구가 진행됐고 보고서는 지난달 3일 제작됐다.

국방부는 이 용역 보고서에 대한 평가 결과서에 "정책 연구 목적과 부합하며 추진 방법이 적절하고, 계약 내용에 충실했다"고 기록했다. 평가 보고회에는 인사복지실장을 비롯한 국방부 고위급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번 연구에 대한 '정책 연구 활용 결과 보고서'를 통해 "6·25전쟁 70주년 국방 사업 업무와의 연계 타당성 분석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제도 개선 및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 부처가 용역을 맡기면 착수 보고와 중간보고, 최종 보고를 하며 담당자가 내용을 감수한다"며 "보고서 내용대로 6·25전쟁 70주년 사업의 윤곽이 잡힌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군에서는 "6·25전쟁 때 수많은 희생자를 낸 군(軍)을 총괄하는 국방부의 '정권 코드 맞추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군 관계자는 "이런 행사를 하게 되면 6·25전쟁이 마치 쌍방 과실인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6·25 전몰장병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 대해 "국방 비전, 국정 과제 구현을 위한 방향을 연구 의뢰한 것"이라며 "정책 연구 용역 결과를 포함해 기존 10주기 대규모 행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선택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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