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목선 사건 관련 국방장관·합참의장은 조사 안 했다"

입력 2019.07.03 16:44 | 수정 2019.07.03 16:51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정부의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정부의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는 3일 '북한 소형목선 관련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경계 실패는 인정하면서도 은폐·축소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군 수뇌부와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군 당국의 브리핑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셀프 면죄부'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방부 합동조사단 단장을 맡은 이순택 감사관은 "합참의장을 비롯해 상위자에 대해서는 조사를 안했고, 합참 작전본부장 이하 군단장, 함대사령관까지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은폐·축소 논란의 발단이 된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와 해군 관계자는 이날 "유관기관 협의에 따라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제안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유관기관에 어느 기관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말할 수 없다"고만 했다.

아래는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과 국방부 이진형 정책기획관, 이순택 감사관, 최현수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一군이 최초에 삼척항 방파제에서 발견된 북한 목선을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표현한 이유는

"군은 최초 상황을 접수할 때부터 삼척항으로 입항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삼척항에 들어온 상황은 이미 해경에 의해서 현장 조치가 다 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논의 과정을 통해서 초기 작전에 초점을 맞춰서 경계태세 점검과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에 대해 중점을 둔 것이다. 구체적인 지점을 적시하지 않은 것은 귀순 상황일 수도 있고 귀환 상황일 수도 있어 합동정보조사에 의해 밝혀져야 될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군은 이런 경우 통상 (발견 지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아왔다. 그래서 이 내용을 관련기관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삼척항 인근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지, 그것을 축소나 은폐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그 지점을 일부러 명시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一해경은 지난달 15일 언론에 "목선이 삼척항에 들어옴"이라고 발표했다. 왜 해경과 군의 발표가 달랐나.

"동해해경청에서 처음에 '삼척항으로 들어옴'이라고 발표가 됐고, 그것이 실제로 언론보도가 되지는 않아서 (군에서는) 그것이 공지된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래서 그것을 알고 나서 바로 18일에 기자들에게 문자로 공지를 했던 거다. 또 국회에서 언론에 보도가 되면 바로 질문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기획관실에서 합참작전본부와 논의해 보고서 초안을 작성을 했다. 군이 처음부터 은폐할 의도가 있었으면 개요에는 삼척항이라고 쓰고, 그 밑에 발견장소를 저희가 삼척항 방파제 인근이라고 쓸 이유가 없다."

一'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언론 보도문을 협의할 때 유관기관은 어디였고, 유관기관에 청와대도 포함됐나. 또 최초로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쓴 주체는 어느 부처고, 어느 선까지 보고가 이뤄졌나.

"청와대는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것은 순수하게 해경과 군이 논의해서 결정된 것이다. '누가 먼저 하자' 언급이 나온 것은 아니었고, 당시 상황을 같이 공유하면서 정리했던 내용이었다."

一청와대에는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에 대한) 보고가 되지 않은 것인가.

"일반적으로는 관련 기관들이 협의한 내용에 대해 공유한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에서 해당 표현의 적절성과 관련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

一'청와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언급했지만, 사건 당일 해경 상황 보고서는 삼척항 입항 사실이 청와대 국정상황실이나 국가위기관리센터, 국가정보원, 총리실 등에도 보고가 된 것으로 나온다.

"사건 당일 '삼척항 인근'에 대한 표현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전체적인 그날 상황에 대해서 각 기관의 역할, 합동조사를 하고 이것을 언제 PG(언론 가이드라인)를 낸다, 이런 정도를 기관 간에 협의한 것이고 청와대도 그 상황을 공유한 것이다. 구체적인 PG의 내용을 가지고 '삼척항 인근으로 하라. 방파제로 하라'는 논의는 그날 전혀 없었다."

一정부 합동조사단은 초기 대응과 관련해 청와대에 대한 조사는 했나. 청와대가 군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협의 내용은 무엇인지 조사가 안 된 게 맞는가.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군과 국방부 내부에 대해 조사했다. 청와대 내부에 대한 부분들은 추가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一징계대상자 중에 현역 대장인 합참의장, 지상작전사령관, 중장인 해군작전사령관, 8군단장에 대한 조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나.

"합참의장으로부터 상급자에 대해서는 안 했고, 작전본부장 이하 각 군단장 사단장, 함대사령관까지는 다 조사를 했다. 대면조사 위주로 했고 서면조사를 병행했다."

一합참의장에 대한 엄중 경고조치는 조사 없이 이루어졌다는건가.

"상급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위를 들어서 (징계) 한다기보다 군 경계 작전 라인의 최상위에 있는 분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묻는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一'삼척항 인근’이라는 언론대응 문건을 국방장관, 합참의장, 해경청장도 보고를 받았나. 받았다면 언제 받았나. 또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최초로 쓰게 된 것은 누가, 어디서 결정한 것인가.

"'삼척항 인근'이란 표현은 유관기관이 협의해서 한 사안이라서 누가 먼저 제시했다, 또 누가 보고했다, 이런 건 아니다. (다만) 북한 주민에 관한 사안으로 (발견 지점에 대한) 보안이 필요한 부분이었고 군사적으로 특정 지역을 표기하기 어려울 경우에 저희가 인근이라고 표현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누가 어떻게 결정했다는 것은 아니고, 유관기관에서 함께한 부분이라는 것을 분명히 다시 말씀드리겠다."

이후 국방부, 국정원, 해경 관계자들의 백그라운드 브리핑이 있었다. 백그라운드 브리핑은 익명으로 진행되는데, 이 자리에서도 관계자들은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누가 가장 먼저 사용했는지에 대해 "유관기관 협의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만 했다. 유관기관에 구체적으로 어느 기관이 포함되는지, 또 청와대가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만 했다.

아래는 국방부, 국정원, 해경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一청와대에 대해 조사 했나?

"청와대 (관련 내용은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一보도자료에 '대통령이 질책했음을 확인했다'는 문구는 조사도 안했는데 어떻게 들어간건가.

"보도자료에는 여러 부처에서 조사한 게 같이 들어간거다."

一이 문구가 어떻게 들어갔느냐를 질문하는거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국방부 부분만 조사했고 청와대는 안보실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했다."

一안보실 조사도 보도 문안에 들어가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一해경에선 '삼척항 인근'으로 표현하자고 주장했나.

"유관 부처 협의로 결정했다"

一인근으로 쓰자는 것을 누가 먼저 제안했냐는 뜻이다.

"같이 논의했던 부분이어서 누가 먼저라고 말하기 어렵다."

一유관 부처끼리 얘기할 때 누가 먼저 '인근'이란 표현을 쓰자고 했나.

"관심이 많은건 알겠지만 유관기관이 협의한 사안이다."

一똑같은 질문에 그렇게 대답하면 누가 납득하겠나.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유관기관 협의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음을 양해해달라."

一어느 부처, 누가 '삼척항 인근' 표현을 쓰자고 제안했는지 조사할 필요성을 못느낀건가.

"조사는 내가 한 것은 아니어서 말하기 어렵다."

一'삼척항 인근'은 엄밀히 말해서 삼척항이 아닌데 유관기관에서 공동 협의해서 했다니 납득할 수가 없다.

"현재 드릴 수 있는 설명은 유관기관에서 협의했다는 것 밖에 없다."

一누가 말 못하게 하나. 청와대랑 협의한건가.

"그건⋯."

一청와대인가.

"유관기관 협의했다."

一청와대가 ('삼척항 인근'으로 표현하라고) 지시했나.

"유관기관 협의했다."

一유관기관에 청와대 포함되나.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못 한다. 양해 부탁드린다."

一'인근'이라는 표현을 구체적으로 누가 말했는지도 규명 못했다는 뜻인가.

"'인근'이라는 표현으로 (사건을) 축소하려는 게 아니다. 이 사안은 숨길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주민이 신고한 공개된 상황인데 굳이 숨기겠다는 것만큼 어리석은게 없다. 북한 주민이 온 상황이고 귀순을 하든 안전하게 돌아가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말씀 못드린 것 뿐이다. 다만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불찰이라고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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