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이방카, 어른 식탁에 끼고싶어하는 애 같았다"

조선일보
입력 2019.07.02 03:00

낄 데 안낄 데 안 가리고 참석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지도자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겉도는 영상이 퍼지며 이방카 자격 논란에 불이 붙었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국(G20) 정상회담의 특별 세션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이방카 트럼프(가운데)를 사이에 두고 손을 붙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국(G20) 정상회담의 특별 세션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이방카 트럼프(가운데)를 사이에 두고 손을 붙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프랑스 엘리제궁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약 20초짜리 영상에서 이방카는 정상들 간 대화에 끼어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이 '사회 정의'에 대해 말하자, 메이 총리가 "경제적 면에선 많은 사람이 이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고 답하는 순간 이방카가 난데없이 "국방도 마찬가지"라며 말을 끊었다. 이방카는 이어 "남성 우위가 문제"라고 말을 이으려다가 중언부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 시각) "정상들의 대화 중에 이방카가 맥락에 맞지 않는 논의로 끼어들었다"며 "라가르드 총재는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방카는 지난달 2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G20 회의 곳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29일 열린 '여성 지위 향상' 세션에서는 여러 정상을 제치고 앞줄 정중앙,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이에 앉았다. 28일 열린 미국·일본·인도 3자 정상회담 후엔 직접 영상 브리핑에 등장해 회담의 의의를 설명했다. 정상회담 브리핑은 백악관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당장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방카가) 추수감사절 저녁에 어른들 식탁에 끼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 같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도 "누군가의 딸이라는 게 직업상 자격을 부여하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역할까지 대신하는 듯한 이방카의 행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존 커비 전 국무부 대변인은 CNN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선출직도 아니고 어떠한 권한이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며 "그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는 워싱턴포스트에 "이방카의 존재는 미국을 마치 입헌군주제 국가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이방카가 정치적인 야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선 아버지를 대신해 메이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에 앉아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이방카를 세계은행 총재와 유엔 주재 대사로 선임하려고 시도했다가 친족을 등용한다는 비판을 고려해 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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