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방한 하루 앞두고… 김정은 '핵무력 완성' 업적 과시

조선일보
입력 2019.06.29 03:01

국무위원장 3주년 대대적 행사
최룡해 "최강 전쟁 억제력 마련"

북한이 28일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추대 3주년(29일)을 맞아 개최한 중앙보고대회에서 '핵 무력 완성'을 김정은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오사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김정은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외교가에선 '핵보유 의지'를 강조하는 북한의 공식 입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나온 점, 북핵 이슈가 주요 의제로 논의되고 있는 G20 정상회의 기간 중에 나온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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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3주년을 맞아 연 중앙보고대회 행사 무대 뒤에 김정은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없이 김정은 초상화만 걸린 건 이례적이다. /조선중앙TV
북한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경축 보고에서 "최근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 국가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는 데서 경이적인 성과들을 이룩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제국주의와의 결사적인 대결 속에서 (핵·경제) 병진 노선의 역사적 승리를 안아오시어 최강의 전쟁 억제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룡해는 '전쟁 억제력(핵 무력) 마련'을 김정은의 '업적 중의 업적'으로 치켜세웠다.

'병진 노선'은 핵개발과 경제 건설을 병행하는 노동당의 정책으로, 김정은이 2013년 3월 소집한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채택됐다. 이후 2017년 말까지 이어진 북한의 '핵·미사일 폭주'는 이 노선에 근거한 것이다.

북한은 작년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당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병진 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언한 이후 관련 발언을 자제해 왔다. 대북 소식통은 "지난달 노동신문에 '병진의 역사적 대업 성취'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등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 관영 매체에서 핵 무력 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단어의 사용이 잦아지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추대를 기념하는 보고대회를 개최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앞서 북한은 2016년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국무위원회를 신설하고 김정은을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이날 대회장 무대 뒤엔 이례적으로 김정은의 대형 단독 초상화가 걸렸다. 김정은 초상화가 걸린 곳은 원래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나란히 걸리던 자리다. '김정은 우상화'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위 탈북자 A씨는 "김정은은 집권 이후 김일성 흉내를 내는 등 선대(先代)의 권위에 기대 권력을 행사해왔다"며 "이제 홀로 서기에 완전히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김정은 유일 지도 체제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보고대회 영상에 따르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 제1부위원장을 필두로 박봉주 노동당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리만건·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 지도부가 이날 행사에 총출동했다. 군부 인사로는 김수길 총정치국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소개됐다. 이날 주석단엔 리용호 외무상과 김영철 당중앙위 부위원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나란히 자리했다. 최선희는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차관급 인사로는 유일하게 국무위원에 진입했다.

한편 최룡해는 이날 경축 보고에서 "그 어떤 세력도 우리 공화국이 나아가는 길을 변경시킬 수도 없고 우리를 질식시킬 수도 없다"고 했다.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내핍(버티기)'이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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