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일본 오사카(大阪)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해 "미국과 중국은 한국에 있어 1, 2위 교역국으로 모두 중요하다"며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길 바란다. 원만히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이 가열되며 미국이 한국 정부에 '반(反)화웨이 캠페인' 동참 등을 강력 요구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화웨이 문제에 대해 콕 집어서 말하지는 않았고, 5G(5세대 이동통신)와 관련해 원론적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 일부 기업은 5G 시스템에 중국의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미국은 화웨이 제품 불매를 요구하고 있다. 시 주석의 5G 문제 언급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별한 답을 하지는 않았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먼저 꺼내 "해결 방안들이 검토되기를 바란다"며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드는 비핵화가 풀려야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은 비핵화가 돼야 사드 문제가 풀린다는 선후(先後) 문제는 아니고 서로 연동돼 있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내용에 대해서도 전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고 했었다. 이어 시 주석은 "(북한은)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부 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경제 발전을 명분으로 대북(對北) 제재 해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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