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일본 오사카(大阪)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해 "미국과 중국은 한국에 있어 1, 2위 교역국으로 모두 중요하다"며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길 바란다. 원만히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7개월 만의 악수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27일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북한 비핵화' '미·중무역갈등'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중 정상회담은 작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지 7개월 만에 성사됐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이 가열되며 미국이 한국 정부에 '반(反)화웨이 캠페인' 동참 등을 강력 요구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화웨이 문제에 대해 콕 집어서 말하지는 않았고, 5G(5세대 이동통신)와 관련해 원론적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 일부 기업은 5G 시스템에 중국의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미국은 화웨이 제품 불매를 요구하고 있다. 시 주석의 5G 문제 언급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별한 답을 하지는 않았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먼저 꺼내 "해결 방안들이 검토되기를 바란다"며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드는 비핵화가 풀려야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은 비핵화가 돼야 사드 문제가 풀린다는 선후(先後) 문제는 아니고 서로 연동돼 있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내용에 대해서도 전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고 했었다. 이어 시 주석은 "(북한은)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부 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경제 발전을 명분으로 대북(對北) 제재 해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