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욱 대검차장 "이제 민생범죄 시대…검찰과 경찰 한마음으로 합심해야"

입력 2019.06.27 10:30

"형사부 검사 1명당 韓 월 140건, 日 월 50건"
"제정 65년·70년된 형소법·검찰청법 손봐야"

27일 검찰을 떠나는 봉욱(54·사법연수원 19기·사진) 대검찰청 차장이 "민생범죄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동 수사 단계부터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검찰과 경찰이 한마음으로 합심하여 힘을 모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봉 차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국민소득 3만불의 인권 선진국 시대를 맞아 우리 국민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이 민생범죄"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봉 차장은 "울산 아동학대 살해사건으로 ‘서현이법’이 제정됐고, 음주운전 사망사고로 ‘윤창호법’이 도입됐다"며 "화력발전소 사망사고로 ‘김용균법’도 만들어지는 등 사건 발생부터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언론과 미디어의 관심도 끊임없이 계속된다"고 했다.

또 "서민들의 재산은 물론 인격까지 훼손시키는 다단계사기, 보이스피싱, 인터넷도박, 사기·위증·무고와 같은 거짓말범죄로 인한 국가적 폐해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봉 차장은 "민생범죄를 눈높이에 맞게 수사하고 재판하기 위해서는 인적, 물적, 과학적 시스템이 갖춰져야만 한다"면서 "현재 형사부 검사 1명당 일본은 월 50건 정도를 다루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는데 반해 우리는 월 140건을 다루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사건 하나하나를 정성과 성의를 다해 처리하고 겸손·배려·경청의 가치를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형사부 검사실에서 한 사건당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을 최소한 일본 수준으로 늘리고, 검사와 검찰수사관 등의 전문성도 강화해 서비스 품질과 만족도를 한층 높여야 한다"고 했다.

봉 차장은 법 개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검·경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올해로 제정된 지 65년이 되는 형사소송법과 70년이 되는 검찰청법도 국민의 인권과 사법적 정의를 함께 실현할 수 있도록 개정하고 보완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본법을 바꾸고 수사 프로세스와 방식을 변경하는데 있어서 형사 사법이 추구하는 근본 가치, 추상적인 원칙과 함께 구체적인 상황 하나 하나를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했다.

봉 차장은 "오늘 대검 차장으로 첫 출근할 때 들고 왔던 오래된 서류 가방 하나를 들고 정들었던 검찰을 떠나려고 한다"며 "떠나는 오늘, 그 가방에 여러분과 함께 나누었던 따뜻한 추억과 앞으로 품게 될 그리움을 가득 담아 간다. 그 동안 너무 고마웠다. 여러분들과의 인연을, 첫사랑과 같이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봉 차장은 지난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차기 검찰 총장 후보에 올랐지만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의 총장 지명 이후 용퇴 의사를 밝혔다. 서울 출신의 봉 차장은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과 대검 공안기획관, 법무부 인권국장·기획조정실장 등 특수·공안·기획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7년 대검 차장으로 부임해 2년간 문무일 검찰총장을 보좌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