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 現重 노조원 수백명, 공장 설비 때려부숴... 사측 호소문

입력 2019.06.26 15:43 | 수정 2019.06.26 17:13

회사의 물적분할(법인분할) 주주총회 무효를 주장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원들 수백 명이 지난 24일 공장에 몰려가 설비와 비품을 부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원들의 폭력 행위가 계속되자 현대중공업 측은 26일 임직원 명의 호소문을 내고 불법·폭력 행위를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지도부의 지침을 어기는 폭력행위가 나오고 있어 별도로 자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현대중공업 노조원 300여명은 공장에 들어가 작업설비를 훼손하고, 비품을 파손했다. / 현대중공업 제공
지난 24일 현대중공업 노조원 300여명은 공장에 들어가 작업설비를 훼손하고, 비품을 파손했다. /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파업 중이던 이 회사 노조 300여 명은 지난 24일 조선 의장 5공장에 몰려가 약 1시간 20분간 공장 곳곳을 다니며 용접용 에어호스와 자재를 들어올릴 때 사용하는 벨트(슬링벨트)를 자르고, 작업용 천막을 갈기갈기 찢었다. 슬링벨트의 경우 작업 과정에서 근로자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이들은 또 용접용 토치와 케이블을 훼손하는 한편, 에어컨 등 비품도 박살 냈다고 사측은 밝혔다.

◇사측, "노조 폭력 심각한 지경…끝까지 책임 묻겠다" 호소문
현대중공업은 임직원 명의로 발표한 호소문에서 "노조의 불법 폭력 행위가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며 "노조는 작업장에 난입해 폭언을 하고, 작업을 방해하거나, 전기 및 가스 차단, 크레인 및 물류 이동을 막는 등 불법·폭력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불법행위를 중단해 달라는 회사 임직원 호소문. /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노조의 불법행위를 중단해 달라는 회사 임직원 호소문. / 현대중공업 제공
이어 "지난 47년간 가꿔온 소중한 삶의 터전이 노조의 무법천지 불법 폭력으로 송두리째 위협받고 있다"며 "노조는 이성을 회복해 일터를 유린하는 행위와 동료에 대한 폭언과 폭력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회사 측은 노조의 불법·폭력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모든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노조 폭력 행위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12일 사건도 경찰에 신고해 조사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최근 시위에 참여한 노조원들은 대부분 복면이나 헬멧을 쓰고 있어 인원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확인이 되는대로 계속해서 고소와 고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지난 주까지 95명을 고소·고발한 가운데, 일부 중복 인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 12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 본관 건물이 노조의 불법행위로 파손됐다. / 현대중공업 제공
지난 12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 본관 건물이 노조의 불법행위로 파손됐다. / 현대중공업 제공
앞서 노조원 150여 명은 지난 12일 오후 회사 관리자와 직원을 폭행한 노조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는 인사위원회에 반발해 인사위원회가 열리고 있었던 해양사업부 본관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지난 12일 노조 난입으로 엉망이 된 해양공장 휴게실 내부. / 현대중공업 제공
지난 12일 노조 난입으로 엉망이 된 해양공장 휴게실 내부. / 현대중공업 제공
당시 노조원들은 해양사업부 본관 1층 안전교육장으로 난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건물 관리자가 문을 잠그자 벽돌과 쇠파이프, 각목을 휘둘러 강화유리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노조원 40여 명이 진입한 뒤, 교육장 안 직원 80여명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안전교육을 방해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어 오후 3시 50분쯤에는 해양사업부 공장 휴게실에 문을 파손하고 들어가 휴식 중인 직원을 쫓아내고 테이블, 냉장고, 정수기 등 집기를 부순 뒤, 소화기를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폭력행위 가해자들은 목격자와 CC(폐쇄회로)TV에 폭력행위에 대한 증거가 남았는데도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오히려 회사에 대해 ‘자해공갈단’ ‘조작’이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이어 "심지어 일부 조합원들은 익명에 숨어 노조 게시판에서 심각한 부상으로 입원해 있는 피해자에게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원색적인 욕설과 인신공격, 협박을 쏟아내며 씻지 못할 마음의 상처까지 입히기도 했다"고 했다.

지난 24일  오후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노조의 파업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4일 오후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노조의 파업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 노조 "지도부 지침 따르지 않는 폭력 행위 별도 조사 중"
노조 측은 일부 노조원들의 폭력 행위에 대해 "지도부 지침을 따르지 않은 폭력 행위가 나오고 있어 별도로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노조 지도부가 경계하는 것은 법인분할 무효라는 노조의 주장이 폭력 행위로 가려지는 것"이라며 "혹시 파업 대오에 끼어들어 지도부 지침이 아닌 폭력 행위를 일삼는 사람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12일 발생한 해양사업부 본관 유리문 파손은 건물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노조원)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알고 있다"면서 "소화기를 뿌린 일 등도 살펴보고 있는데, 지도부가 자제하라고 했던 일이 자꾸 발생하는 이유가 뭔지, 지도부 지침을 어기는 사람이 누구인지 따져보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이번 주 내내 부분파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4일과 25일은 오후 2시부터 3시간 부분파업했고,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또 오후 4시에는 회사 정문 앞에서 민노총이 참여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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