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친일파' 이해승 후손 소유 토지 일부 국가에 환수"

입력 2019.06.26 15:12 | 수정 2019.06.26 15:28

서울고등법원. /조선DB
서울고등법원. /조선DB
친일파 이해승(1890~1958)의 후손이 소유하고 있는 땅 일부를 국가가 환수하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김용빈)는 26일 국가가 이해승의 손자를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해승의 손자에게 행정소송 승소 판결로 돌려받은 땅 일부의 소유권을 국가에 넘기라고 판결했다. 땅을 이미 처분해 얻은 이익 3억5000여만원도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정의를 구현하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며 일제에 저항한 3·1 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한 친일재산귀속법의 목적은 헌법적으로 부여된 당위"라며 "친일재산을 국가에 귀속시켜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이해승의 손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하는 것 이상으로 압도적"이라고 했다.

이어 "이해승이 친일재산을 보유하고 대대로 부귀를 누리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피고도 이해승의 일제강점기하 행적과 재산을 취득한 경위와 경과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친일 반민족 행위 진상규명위원회(위원회)는 2007년 이해승을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지목했다. 친일재산귀속법이 규정한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은 자'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해승의 손자가 상속받은 재산 일부인 땅 192필지를 국가에 귀속하기로 했다. 이 땅의 가치는 당시 시가로 300억대에 달했다고 한다.

이해승의 손자는 국가귀속 처분을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냈고, 2010년 대법원에서 승소가 확정됐다. 이해승의 손자가 "(이해승의) 후작 작위는 한일 합병의 공이 아니라 왕족이라는 이유로 받은 것이므로 재산 귀속 대상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폈고, 이것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국회는 2011년 친일재산귀속법에서 '한일합병의 공으로'라는 부분을 삭제했다. 개정법을 소급 적용할 수 있다는 부칙도 만들었다.

이후 국가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고, 이해승 손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한편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원고 보조참가인인 광복회 측 소송대리인을 맡은 정철승 변호사는 "거물 친일파는 단죄되지 않는다는 70여년 전 반민특위의 실패를 떠올리게 하는 참담한 판결"이라며 "재판부는 국민의 건전한 양식과 정의관에 반하는 부당한 판결을 내렸다. 최종심인 대법원이 국가, 사회의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워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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