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나 한듯… 장관·좌파교육감, 일제히 자사高 공격

조선일보
입력 2019.06.26 03:17

유은혜 "정부 공약은 고교체제 개편, 일반고 전환 일관되게 추진"
조희연 "자사고 소명 다해"… 광주교육감 "폐지는 국민의 명령"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좌파 교육감들이 일제히 자사고 공격에 나섰다. 최근 전주 상산고,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와 관련, 전북도·경기도교육감에 비판 여론이 일자, 이를 엄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장관은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은 고교 체제 개편"이라며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방향은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전북교육청이 상산고에 대한 일반고 전환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 사안의 최종 결정자인 교육부 장관이 자사고 폐지 방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유 장관은 "지난 10년간 다양한 교육 과정을 운영할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자사고를 설립했는데, 서울의 경우 너무 갑자기 급속하게 자사고가 늘어나 우수한 학생들이 자사고에 집중됐다"며 "그로 인해 고등학교부터 서열화되고 입시 경쟁이 초등학교까지 심화되어 우리 교육 시스템 전반이 왜곡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고교 서열화를 심화시키고 입시 경쟁을 부추긴 자사고는 평가를 통과 못 해 취소될 것"이라고 했다.

유은혜 장관, 조희연 교육감, 이재정 교육감, 장휘국 교육감, 김승환 교육감.
(사진 왼쪽부터)유은혜 장관, 조희연 교육감, 이재정 교육감, 장휘국 교육감, 김승환 교육감.

전북교육청이 다른 교육청(70점)보다 기준 점수를 10점 높인 자사고 평가 기준을 적용한 것에 대해 유 장관은 "평가 기준을 정하고 운영하는 건 교육감 권한"이라며 "교육부가 (기준 점수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여당 지도부에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데에는 "정치인들이 지역 여론을 말할 수는 있겠지만, (상산고 문제는) 정치적으로 담판 짓거나 절차를 생략하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교육부가 적법하게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좌파 교육감들도 자사고 폐지에 잇따라 지지 발언을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일반고도 자사고와 같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받고 있기 때문에 자사고의 시대적 소명이 다했다고 본다"고 했다.

안산동산고에 대한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자사고나 특목고 같은 특혜와 특권을 받는 학교는 평가 기준이 더 높아야 한다"며 "성직자에게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사고에 대해서는 교육적으로 그런 의무가 있다"고 했다. 특히 이 교육감은 내년에 재지정 평가를 앞둔 용인외대부고에 대해 "지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안산동산고와 달리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전북교육청처럼 기준 점수를 현행 70점보다 더 높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도 성명을 내고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해 반(反)교육적이고 정치 편향적인 공격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자사고 등 특권 학교 폐지를 통해 정의로운 교육을 실현하라는 목소리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교육부가 만약 (지정 취소에) 부동의한다면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고, 국민을 희롱한 것"이라며 "대선 공약과 국정 과제를 통해 (자사고 폐지를) 약속해놓고 박근혜 정부 때 있었던 칼(교육부 동의권)을 빼는 것은 차도살인(借刀殺人)"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이날 재선 당선 기자회견에서 "불공정한 자사고 취소 등 교육청의 전횡이 도를 넘고 있다"며 "대통령을 만나 불공정한 자사고 지정 취소 등 작금의 교육 사태를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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