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종강세" "튀기" 익산시장, 다문화자녀 비하 물의 …다문화단체 "사퇴하라"

입력 2019.06.25 17:44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족에 대해 ‘잡종·튀기'라는 인종차별적 표현을 사용해 다문화단체들이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평화당 소속인 정 시장은 지난달 11일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다문화 가정 행사에서 축사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 9개국 출신 다문화가족 600여 명이 참석했다.

25일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에 대해 ‘잡종강세’라고 발언한 내용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이날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등은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에 기반한 다문화가족 자녀 모독 발언한 정 시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뉴스1
25일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에 대해 ‘잡종강세’라고 발언한 내용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이날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등은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에 기반한 다문화가족 자녀 모독 발언한 정 시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뉴스1
정 시장은 지난 19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며 "'당신들은 잡종이다'고 말한 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 가족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라고 했다. 그러나 ‘튀기'는 주로 한국 여성과 미국 병사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를 비하하는 표현이어서 비난 여론은 더욱 커졌다.

논란이 커지자 다문화 단체들은 정 시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다문화 단체들은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시장은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보고 관리 대상으로 표현했다"며 "문제는 이러한 발언이 인종주의적 편견에 입각한 심각한 차별과 혐오 발언이라는 것을 인식 못 한다는 점이다"고 했다.

이어 "다문화가족과 이주여성 관련 단체들의 항의 행동이 예고되자 지난 20일에 발표한 사과문도 차별적인 인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정 시장의 발언은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로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이주민 당사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전북도에서 가장 많은 결혼이민자가 생활하는 익산시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심각한 인종차별과 혐오 표현임에도 단순히 말 실수로 취급되고 있다"며 "인권감수성과 다문화 감수성의 향상을 위해 지자체 수장과 고위 공직자들이 먼저 교육받아야 한다"고 했다.

시장은 이날 익산시청 앞에 나타나 다문화 단체들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앞으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전국에서 제일가는 행정을 펼치겠다"라면서 "본의 아니게 다문화 가정에 고통과 아픔을 드리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다문화 단체 회원들은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자회견이 끝난 뒤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을 항의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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