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세월호·촛불엔 변상금만, '태극기'엔 강제철거냐"

입력 2019.06.25 16:27 | 수정 2019.06.25 17:26

광화문광장 천막 강제 철거는 처음... 47명 병원行, 철거비 2억원도 부과 검토
朴시장 재임 2014~2019년 세월호·노조·촛불집회 등 총 5000만원 부과에 그쳐
조원진 "반드시 책임 묻겠다"...서울시 "수 차례 계고장 보내, 세월호와 성격 달라"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공화당 '태극기 천막'을 철거하는 가운데 농성 참가자들이 모기장 안에 서로 팔짱을 끼고 앉아 있다./연합뉴스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공화당 '태극기 천막'을 철거하는 가운데 농성 참가자들이 모기장 안에 서로 팔짱을 끼고 앉아 있다./연합뉴스
서울시는 25일 새벽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이 친 이른바 '태극기 천막'을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대부분 고령인 집회 참가자 38명과 20~30대 용역업체 직원 9명 등 4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시는 이번 강제 철거에 동원된 용역업체 직원 400여명의 인건비로 지출한 2억원과, 광장 불법 점거에 따른 소정의 변상금을 우리공화당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공화당 측은 "과거 세월호집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촛불 집회, 각종 노조가 주최한 행사 등에서 발생한 무단 점유 및 천막 설치에 대해서는 소정의 변상금 부과만 하더니 우리공화당에는 강제집행까지 나섰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우리공화당이 설치한 불법시설물에 대해서 수 차례 계고장을 보냈다"며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이 이뤄졌던 세월호 천막은 우리공화당 천막과 비교하기에는 여건과 배경이 다르다"고 했다.

세월호 촛불집회가 시작된 2014년 이후 광화문광장 무단점거를 이유로 서울시가 강제집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전까진 대부분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서울시 조례 등에 따라 변상금을 부과하는 선에서 그쳤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있었던 13건의 무단 점유 및 천막 설치와 관련해 총 21회에 걸쳐 5016만원의 변상금을 부과했다. 부과된 변상금은 집회 1건당 평균 385만원 정도로 모두 납부 완료됐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81조는 무단 점유 등에 대해서는 기준에 따라 산출한 변상금을 부과하고, 부과된 변상금은 3년 이내의 기간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변상금은 1시간에 1㎡ 당 주간은 12원, 야간은 약 16원이다.

2014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1708일간 광화문광장을 점유한 4·16가족협의회에는 총 7차례 1900여만원이 부과됐다. 2014년 8~9월 11일간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미사·기도회에 대해서는 5만9000원이 부과됐다. 현재 세월호 천막이 있던 광화문광장에는 서울시에서 허가한 추모 공간이 들어서 있다.


 2014~2019년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무단 점유에 대해 부과한 변상금 내역. /조원진 의원실
2014~2019년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무단 점유에 대해 부과한 변상금 내역. /조원진 의원실
노조 관련 행사들도 변상금 부과 선에서 마무리됐다. 2017~2018년 274일동안 진행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의 부당해고 단식농성은 54만3000원이 부과됐고, 2018~2019년 태안화력발전 사인규명 및 비정규직 철폐 운동 관련 57일간의 점거엔 55만7000원이 부과됐다.

지난 2016년 11월 5일부터 2017년 3월 22일까지 광화문광장 일대에선 '문화계 블랙리스트 및 박근혜 퇴진운동' 촛불집회가 138일간 열렸다. 당시 광화문광장에 '블랙텐트 공연장'이란 이름으로 설치됐던 70개동의 조형물 및 텐트촌에 대해서 서울시는 강제철거하지 않는 대신, 총 2900여만원의 변상금을 물렸다. 2016년 4월 녹색당의 20일간의 점거에 대해서도 8만원이 부과됐다.

우리공화당은 지난달 10일부터 47일간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했다. 우리공화당은 "탄핵 반대 집회 과정에서 사망한 5명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해왔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에 대한 변상금은 점유 면적과 기간을 고려해 220만원 정도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서울시 측은 우리공화당 측에 '불법 시설물인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수 차례 보냈다.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등에 따르면 광장은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 등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 또 서울시 측은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세월호 천막은 2014년 처음 설치할 때 정부의 종합적 지원 범위 내에서 서울시가 의료진, 생수, 햇볕을 피할 그늘 등을 먼저 제공한 부분도 있다"며 "직접 비교하기에는 여건과 배경이 다르다"고 해왔다.

그러나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에 대해 "악랄하고 잔인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살인 행위"라며 "박원순 시장의 불법 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지난 6년간 광화문 광장에는 녹색당을 비롯해 성남시, 4·16가족협의회, 촛불단체 등이 수없이 천막을 설치했지만 단 한번도 강제 철거한 역사가 없었다"며 "박 시장은 (이번 행정대집행으로) 법 앞에의 평등, 양심의 자유, 정당의 활동을 보장한 헌법을 거짓 촛불의 논리로 무너뜨렸다"고 했다.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에게 저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에게 저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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