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중고생 집단폭행 사건' 피의자 11명 미성년자라 불구속?…경찰 "학생이고 도주 우려 없어"

입력 2019.06.25 12:22 | 수정 2019.06.25 13:42

칠곡署 20대 2명 구속, 고교생 11명 불구속 입건 송치
피해자 부모 靑 청원, "불구속 수사로 피해자 집 밖 못 나가"
경찰 "불구속 피의자 학생…증거인멸·도주우려 없어"

중·고교생 19명을 원룸에 가둔 뒤 집단폭행한 사건을 두고 경찰이 피의자 13명 중 20세 미만인 11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 논란이 되고 있다.

경북 칠곡경찰서는 25일 특수폭행·특수상해·중감금치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모(20)씨와 백모(20)씨 2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전날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김씨와 백씨의 폭력에 동참한 고교생들은 대부분 같은 동네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러스트=정다운
일러스트=정다운
김씨 등 13명은 지난 16일 오전 4시쯤 칠곡 왜관읍의 한 원룸에서 중·고교생들을 차례로 불러 가두고 야구방망이, 목검, 소주병 등으로 때린 혐의를 받는다. 폭행은 같은 날 오후 4시까지 한나절 가까이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감금·폭행 중 피해자들에게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피해자는 애초 5명에서 19명까지 늘어났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중 11명은 원룸 외에도 칠곡보 인근 공원에서 지난 15일 오전 2시쯤부터 피해자 4명을 집단으로 구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같은 날 새벽 5시쯤 원룸으로 끌고와 재차 폭행했다. 집단구타의 장소가 된 원룸은 구속된 김씨의 주거지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피해자들이 동거녀의 남동생을 괴롭혔고, 동거녀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 앞에서 중·고교생들이 담배를 피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이는 추측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피해자 측은 피의자 대다수가 불구속된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한 피해 학생의 부모가 '칠곡 감금 폭행 사건은 미성년자라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미성년자라 불구속 수사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세제에 담배꽁초와 침을 섞어서 먹이고 못 마시면 또 때리고,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다"며 "미성년자라 때려도 (감옥에서) 얼마 살지 않으니 신고하면 나와 죽여버린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들은 무서워서 집 밖에 나가기도 힘들고 잠도 못 자고 숨어지내는데 가해자들은 불구속 수사 중임에도 친구들을 시켜 신고한 사람을 잡아 오라고 시켜 동네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했다.

청원인은 "다른 바람은 없다"며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이라도 맘 편하게 다닐 수 있게,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했다. 이 청원에 이날 오전 11시 기준 4만1000명이 동의했다.

실제로 피의자 중 구속된 2명은 만 20세이고, 불구속된 11명(대학생 1명, 고교생 10명)은 만 16~19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와 백씨의 지시에 의해 학생들이 폭력에 동참했지만 실제 피해자들과 개인감정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폭력을 주도한 2명만 구속하고, 나머지 11명은 불구속 입건한 것은 범행에 가담했지만 모두 학생이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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