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법 철폐하라”…홍콩, 대규모 시위로 또다시 도심 마비

입력 2019.06.21 15:23 | 수정 2019.06.21 15:28

홍콩에서 21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의 완전 철폐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또다시 벌어졌다. 홍콩 정부는 송환법 추진 중단을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법안을 완전히 철폐하지는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홍콩 의회인 입법회 건물과 정부청사 인근에서 대규모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019년 6월 21일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법안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SCMP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019년 6월 21일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법안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SCMP
시위대는 전날 밤 11시 이후부터 입법회 인근으로 모여들어 밤샘 시위를 벌였다. 수백 명이었던 시위대 규모는 이날 오전 수천명으로 늘어났다. 시위에 참가하는 인원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은 옷을 입은 시민들은 홍콩 민주 시위의 상징인 우산을 펼쳐들고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가 정부청사 인근 도로를 점거하면서 주변 교통은 완전히 마비된 상태다.

시위 여파로 입법회 건물은 폐쇄됐다. 홍콩 정부는 이날 안전 상의 이유로 건물 출입을 통제하고 모든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예정됐던 입법회 재정위원회 회의도 취소됐다. 시위가 진행되던 중 입법회 건물에 들어가려던 의원들과 이를 막아선 시위대 사이에 실랑이도 벌어졌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시민들이 2019년 6월 21일 홍콩 경찰 본부 앞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SCMP
홍콩 시민들이 2019년 6월 21일 홍콩 경찰 본부 앞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SCMP
일부 시위대는 홍콩 경찰 본부 인근으로 모여들었다. 경찰 측은 시위대의 해산을 촉구하며 협상을 시도했지만, 시민들은 이를 거부한 채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문대, 홍콩 과기대 등 7개 대학 학생회는 지난 20일 홍콩 정부에 같은 날 저녁을 시한으로 송환법 완전 철폐를 요구했다. 학생회는 이외에 △12일 시위 ‘폭동’ 규정 철회 △12일 시위 과잉 진압 책임자 처벌 △체포된 시위 참여자 전원 석방 등의 요구 사항도 내걸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응하지 않을 경우 21일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송환법은 현재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대만 등에 범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야당과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이 법안을 반(反)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의 본토 송환에 악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여왔다.

 2019년 6월 12일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 가스를 피해 대피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2019년 6월 12일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 가스를 피해 대피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9일에는 주최 측 추산 홍콩 시민 103만명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12일 또다시 시위가 벌어지자 홍콩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물대포 등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홍콩 시민들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분노하며 16일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당시 200만명(주최 측 추산) 이상의 시민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의 분노가 들끓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법안 추진 중단을 선언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송환법 완전 철폐 방침은 밝히지 않아 정부가 언제라도 송환법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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