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번엔 자사고 죽이기 코미디, 나라에 필요한 것 다 부순다

조선일보
입력 2019.06.21 03:19

전주 상산고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79.61점을 받았다고 한다. 다른 시도교육청의 커트라인은 70점이다. 그런데 상산고가 속한 전북교육청만 커트라인이 80점이다. 그래서 0.39점 모자라 자사고가 취소된다는 것이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상산고는 자사고로 지정된 후 17년간 설립자가 사재 463억원을 쏟아부어 키운 학교다. 과학고·외고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학교다. 그런데 '자격 미달'이라고 한다. 친(親)전교조 교육감 한 명이 수많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 동문들을 농락하고 있다.

현 정부와 전국을 석권하다시피 한 좌파 교육감들은 '자사고 죽이기'를 추진해왔다. '왜 앞서가느냐'는 것이다. 60점 커트라인을 느닷없이 70점으로 올렸고 전북은 한술 더 떠 80점으로 올렸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 지표도 교육청 재량을 늘렸다. 상산고는 교육시설, 장학금, 교과 편성,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 등 무려 15개 분야에서 만점을 받고도 교육청 '감사 지적 사항'에서 점수가 크게 깎이면서 커트라인에 미달하게 됐다. 또 법적으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선발해야 할 의무 자체가 없는데도 해당 항목이 평가에 반영되면서 감점을 받았다. 처음부터 죽이기로 작정하고 평가를 조작한 것이다.

자사고 죽이기 정책 가운데 일부에 대해선 이미 무리한 정책이라는 사법 판단이 내려진 상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자사고와 일반고 중복 지원을 금지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대해 재판관 9명 전원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자사고 학생을 선발하도록 한 시행령 규정은 합헌 결정을 받았지만 위헌 의견(재판관 5명)이 더 많았다.

자사고는 국민 세금은 지원받지 않으면서 우수 교원과 시설을 확보해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자사고를 통해 아낀 재정을 다른 학교들에 지원하면 전체적으로 교육 수준을 높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정권은 자사고를 '공교육 황폐화의 주범'이라고 한다. 제 자식들은 외고 보낸 사람들이 남의 자식은 자사고도 못 가게 막는다. 원전 없애고 4대강 보 부순다더니 이제 좋은 교육의 인프라 역할을 해온 자사고들마저 적폐로 몰고 있다. 나라에 꼭 필요한 것들을 모두 부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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