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콘서트… 자화자찬 50분, 청년엔 6분

입력 2019.06.19 04:25

일자리위원회, 수원서 1시간 '토크 콘서트'… 고용정책 홍보에 그쳐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구직 청년들의 고충을 듣겠다며 개최한 '청년 일자리 토크콘서트'에서 정부 정책의 자화자찬만 쏟아졌다. '청년이 바라는 일자리, 청년에게 듣다'라는 주제로 한 시간가량 열렸는데 정작 청년들의 목소리는 3명이 5분 50초간 발언한 것이 전부였다. 18일 오후 1시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일자리위원회와 수원시가 개최한 이날 행사는 지자체와 청년이 직접 만나 구직 어려움을 나누고 해법을 찾아보자는 자리였다. 일자리위원회가 2017년 하반기부터 전국을 돌며 진행하고 있는 행사다.

행사 시간 대부분 이어진 자화자찬

주최 측은 이날 행사의 절반인 30분을 고용 정책 홍보에 썼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3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다양하게 노력해 청년 고용 상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이 높은 만족도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수원시에서 20분 가까이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의 운영 성과를 발표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수원시가 18일 경기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청년 일자리 토크 콘서트'에서 김효진(왼쪽에서 넷째) 수원시 청년정책위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수원시가 18일 경기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청년 일자리 토크 콘서트'에서 김효진(왼쪽에서 넷째) 수원시 청년정책위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그리고 시작된 토크콘서트는 청년들이 발언하면 위원회나 지자체 관계자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청년 대표로 참여한 수원시 청년정책위원회 김효진 부위원장은 "청년지원금제도가 지자체별로 달라 청년들이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에 시달린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2분간 발언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중앙 부처에서 표준화하기는 곤란하다"고 짧게 답했다. 이목희 부위원장은 "각 지방 정부 형편의 차이가 있으니 이 정도로 넘어가야겠다"고 했다. 결국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 김씨는 행사가 끝난 뒤 본지 통화에서 "다른 청년들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알았는데 제가 생각을 잘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 뒤로 20분 정도 박승원 광명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안승남 구리시장, 행정안전부 관계자들이 줄줄이 마이크를 잡았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일자리위원회에서 '지역주도형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으로 경기도에서 총 2200명이 170억원의 지원을 받았다"고 홍보했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각 부처에서 일자리 지원 사업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행사 뒤 단체 사진 촬영에 5분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수원시 청년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문상철씨의 차례가 돌아왔다. 문씨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아했는데, 지나고 보니 청년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수원시는 이미 좋은 정책을 많이 펼치는데, 청년들이 창업하고 혁신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청년 창업가들을 도와달라"고 3분간 발언했다. 이목희 부위원장은 "중국은 대학 졸업생 8%가 창업에 나서는데 우리나라는 1%가 될까 말까다. 제가 일자리위원회에 와서 창업 지원을 대폭 늘렸다. 재벌 대기업을 설득해서 돈 없어도 창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콘서트가 끝나기 직전에야 청중들에게 "시간이 끝났는데, 혹시 청년 중 '이 말은 꼭 해야겠다'는 사람 있느냐"고 물었다. 수원시 청년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 마케팅 회사를 운영 중인 한 청년이 손을 들고 발언권을 얻어 50초간 '창업지원센터 입주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제안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알아보고 답변 주겠다"고 했다.이날 토크콘서트에는 광명·군포·구리·오산·하남·안산·과천·용인·의왕시 등 9곳의 시장이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광명·구리·수원 시장 등 3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비공개 오찬만 끝내고 자리를 떴다.

이목희 부위원장은 "이런 토론회를 열어서 저 같은 사람이 청년 여러분 생각을 듣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말을 하면서 행사를 끝냈다. 토론회를 마치고 5분간 단체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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