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받았다, 난 안 봤다, 보좌관은 봤다' 孫의 12장 황당 반박문

입력 2019.06.19 03:42

[손혜원 투기의혹 기소]
손혜원의 말과 다른 검찰 수사

"투기가 아니라는 데 목숨을 걸겠다." "차명이면 전 재산을 국고로 환원하겠다."

손혜원 의원은 올 초 언론에서 전남 목포 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이런 말까지 해가며 적극 반박했다. 전 재산과 국회의원직, 심지어 목숨을 걸겠다고 했다. 하지만 18일 검찰은 "관공서 보안 자료를 이용해 부동산을 차명 매입했다"며 손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투기'란 단어는 명시하지 않았으나 검찰의 혐의 내용은 우리 사회 통념상 투기에 해당한다. 그동안 손 의원이 내뱉은 극단적 발언이 '말빚'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목포까지 기자들 불러 회견하더니… - 지난 1월 23일 무소속 손혜원(왼쪽) 의원이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손 의원은 당시 "투기와 차명(의혹에 대해서)은 목숨 걸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근 기자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은 지난 1월 15일 그의 조카와 보좌관 등이 목포 근대문화역사공간으로 지정된 거리의 건물 여러 채를 사들인 사실이 알려지며 제기됐다. 이 일대가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손 의원이 지인들을 통해 건물을 사들여 큰 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이날 손 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악성 프레임의 모함. 투기는커녕 사재를 털어 친인척이라도 끌어들여 목포 구도심을 살려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틀 후에는 "목포 투기 의혹이 아니라는 데에 제 인생과 전 재산은 물론 의원직을 걸겠다. 목숨을 내놓으라면 그것도 내놓겠다"고 했다. 유튜브 방송에서는 언론의 잇따른 의혹 제기에 "아주 악랄한 인격 말살이다… 요만한 먼지도 찾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바로 다음 날, 본지는 손 의원 남편이 대표인 재단 명의로 목포 일대 건물 9채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밤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10분간 의혹을 맹렬히 반박했다. "서울에 있는 나전칠기박물관을 목포로 옮기려 부지를 확보해달라고 재단에 부탁한 것. 목포의 주상복합 작은 집 수백 채가 아주 특별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놀라워서 지인 300명 정도에게 사라고 권했다"고 했다. 문화재를 보는 안목으로 가치가 있는 부동산에 투자한 것이지 투기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목포시의 도시 재생 사업 계획이 포함된 보안 자료를 보고 이 부동산들을 매입하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적 안목이 아니라 국회의원 신분으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사들였다는 것이다.

투기 논란 당시 손혜원씨 발언과 수사 결과
초선(初選)인 손 의원은 1월 20일 홍영표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대동해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탈당을 선언하며 "허위 사실로 기사를 쓴 기자들을 허위 사실 유포, 명예훼손, 그리고 걸 수 있는 이유를 다 걸어 고소할 것"이라며 "0.001%라도 검찰 조사에서 그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다음 날 한 시민단체가 손 의원을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1월 23일에는 투기 의혹을 받는 목포 건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공직자가 직무 수행 중 권한을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이해충돌원칙위반'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간사였던 손 의원이 미리 목포 문화재 거리 지정 사실을 알고 이득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손 의원은 "이해 충돌과 관련해서는 지겨워서 더 말 못하겠다. 이해 충돌에 관한 것, 투기와 차명은 목숨 걸고 싸울 것"이라고 했다.

당시 손 의원 주장에 대해선 가족조차 의문을 제기했었다. 손 의원의 동생 손현씨는 1월 본지 인터뷰에서 "누나가 제 아들 미래를 위해 창성장을 증여했다고 하는데 정작 아들은 한 번도 못 본 건물 때문에 스물두 살에 부동산 투기꾼이 되어버렸다. 뻔뻔한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동생이 정신 줄을 놓은 것 같다. 소설 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18일 손 의원을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기소, 사실상 동생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검찰 발표가 나오자 손 의원은 "검찰이 말한 보안 자료를 읽지도 않았고 보좌관이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인에게 목포의 부동산 매입을 권유하고 남편이 대표인 재단이 부동산을 매입하게 한 것은 목포의 근대목조주택이 보존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조카 명의 부동산의 운영에 자신이 개입한 데 대해서는 "코디네이터로서 도움을 준 것"이라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