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이 발의한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시의회에서 만장일치 부결

조선일보
입력 2019.06.19 03:03

朴시장이 위촉한 15명 시민위원, 내년부터 시예산 중 1300억 관여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 예산안 편성 등 주요 시정(市政)에 시민 참여를 확대시키겠다며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만들려다 서울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가 위원회 설치를 위한 조직 개편 조례안에 반대해 본회의에 올리지 않기로 지난 17일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다. 박 시장이 발의한 조례안이 의회 반대로 부결된 것은 지난해 7월 현 회기 시작 뒤 처음이다. 서울시의원 110명 중 102명이 박 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시는 상임위 통과를 확신하고 18일 오전 박 시장이 참석하는 기자회견까지 공지했다가 부결 소식에 긴급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상근직인 위원장을 포함해 15명 안팎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임기는 최대 4년이다. 그런데 선임 과정부터 '민주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의회 추천 인사, 구청장협의회 추천 인사, 시 고위 공무원, 공모절차를 거쳐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람 등 네 가지 범주에서 시장이 위촉하도록 돼 있다. 자격은 4급 이상 공무원 경력자, 교수, 법률·회계 분야 전문가, 시민단체 경력자 등이다. 시장이 눈여겨봐 둔 직원이나 외부 측근을 뽑아 시장의 의도대로 예산안을 짜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에서 편성에 관여할 예산 규모가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계획대로라면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내년에는 1300억원 규모의 시민 참여 예산안 편성에 관여하게 된다. 특정 분야 예산에 대해 증액·감액 등 의견을 낼 수도 있다. 해마다 관여 범위를 넓혀서 2022년에는 예산 1조원의 편성에 참여하게 된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시의회 내에서는 '비현실적인 발상' '의회의 권한을 무시하는 처사'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이날 만장일치 부결에 참여한 여당 소속 의원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박 시장의 잦은 조직 개편 등에 대해 성토하는 분위기였다"며 "현재 분위기로는 본회의 상정을 재논의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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