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인천 '붉은 수돗물', 물공급 관로 무리하게 바꾸다 발생"

입력 2019.06.18 15:28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赤水) 사태는 인천시가 정수장에서 가정까지 물을 공급하는 관로를 바꿔주는 ‘수계 전환’ 과정에서 매뉴얼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등 총체적인 부실 대응 때문에 발생했다고 환경부가 18일 발표했다. 또한 인천시의 초기 대응도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늦어도 6월 하순까지는 정상적인 수돗물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의 원인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의 원인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환경부는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원인조사반의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국립환경과학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원인조사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인천 적수 사태는 공촌정수장에 물을 보내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 점검으로 가동을 멈춤에 따라 가까운 수산·남동정수장에서 정수한 물을 수계 전환 방식으로 대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수돗물 공급을 바꿀 때 현장조사, 사전대책 수립 등 여러 조치를 취하도록 국가건설기준을 통해 규정하고 있다. 특히 물의 방향이 변할 때는 수압과 흐름도 바뀌어 수도관 내부에 붙어 있는 녹물이나 물때가 수도관 전체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중간 밸브를 통해 이들을 충분히 내보내야 한다는 규정도 마련해 두고 있다.

환경부는 인천시가 이런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수질 파악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관성적으로 밸브 조작만으로 수돗물 공급 전환 계획을 완료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환경부는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무리한 수계전환이라고 진단했다.

환경부는 이번 적수 사태에서 일부 수돗물은 수질 기준을 초과해 먹지 못하는 상태인데도 인천시가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사고가 발생한 공촌정수장의 경우 수질을 측정하는 탁도계 고장으로 오염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도 알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수장이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했고, 여기서 발생한 이물질이 주택가로 들어가면서 사태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인천시에서는 지난 달 30일 공촌정수장의 물 공급 체계가 바뀌면서 이와 가까운 지역에서 적수가 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시는 총 1071건의 수질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먹는 물 기준을 초과한 사례는 9건이었고, 재검사 때는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영종도 지역 26개 학교의 경우 수질검사를 통해 잔류염소, 탁도 등 17개 항목이 모두 먹는 물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물질의 성분은 알루미늄이 36∼60%, 망간 14∼25%, 철 등 기타 성분이 26∼49%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정부합동원인조사반은 수도관이 오래되서 그랬다기 보다는 원인 분석대로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했다.

이 물은 정수기 등에서 필터로 걸러 깨끗해졌다고 해도 곧바로 마시기는 어렵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그러나 빨래나 설거지 등 생활용으로는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환경부는 인천시와 사고 이전으로 수돗물 수질을 회복하기 위해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했던 공촌정수장 내 이물질 제거 작업을 이날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각 수도관의 이물질을 없애는 작업에 들어간다. 배수지(깨끗한 물이 최종 공급되기 전에 모이는 장소)도 23일까지 청소할 계획이다.

오는 22일부터는 민원이 많이 발생한 곳을 위주로 이물질을 수도관에서 내보내는 작업 순서를 결정하고, 단계적으로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늦어도 오는 29일까지는 수돗물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경부는 사고가 발생한 인천 서구 지역의 수도관 세척을 지원하고, 병입 수돗물과 수질분석 장비, 급수차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이번 사고의 백서를 7월 안으로 발간하고, 마시는 물 사고에 대비한 지자체 워크숍도 7월 안으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인천시는 이날 사전 대비와 초동 대처가 미흡해 발생했다는 환경부 발표에 따라 적수 사태의 책임을 물어 김모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장과 이모 공촌정수사업소장을 직위해제 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외부 감사기관에 감사를 의뢰하고, 추가 인사조치도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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