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긴급진단]KBO리그 수준미달 '도' 넘었다, 근본 해결책은?

입력 2019.06.18 11:11

올시즌 전체 투수들의 이닝당 볼넷은 0.39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2%나 늘었다. 제구력이 수준 미달인 투수가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잠실경기에서 LG 트윈스 임찬규가 2회말 4사구를 잇달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올시즌 전체 투수들의 이닝당 볼넷은 0.39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2%나 늘었다. 제구력이 수준 미달인 투수가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잠실경기에서 LG 트윈스 임찬규가 2회말 4사구를 잇달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수준 떨어지는 경기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KBO리그 경기력이 갈수록 퇴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히 '재미없다'가 아니라 '수준 떨어진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심각한 '타고투저'와 '따분함'을 해소하기 위해 KBO가 공인구 반발계수를 줄이고 경기 스피드업 방안을 수없이 내놓고 있지만, 수준 미달 경기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는 웃지 못할 진기록이 나왔다. 두산의 2회말 공격 때 LG 임찬규와 임지섭이 무려 8개의 4사구를 내주며 5실점한 것이다. 0-3으로 뒤지고 있던 두산은 단 한 개의 안타도 없이 '손쉽게' 전세를 뒤집었다. 두산은 2회에 얻은 점수로 결국 5대3으로 승리했다. 한 이닝 8개의 4사구는 역대 최다 타이기록. 임찬규와 임지섭은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했다.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숨고를 시간을 줬지만, 임찬규의 제구 난조는 계속됐다. 임지섭 역시 3차례 밀어내기 4사구를 허용하며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올시즌 전체 투수들의 이닝당 볼넷은 0.39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0.351개에서 7.12%나 증가했다. 2017년 0.362개보다 많고, 타고투저가 극에 달했던 2014년의 0.436개에 가까운 수준이다. 최근 실력이 좋은 특급 외국인 투수들이 늘어나고 젊은 투수들이 성장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투수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날 현재 평균자책점 부문 상위 10명과 하위 10명의 이닝당 볼넷을 보면 0.209개-0.368개로 그 차이가 0.159개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위 10명은 0.236개, 하위 10명은 0.303개로 차이는 0.067개였다. 즉 평균자책점 상하위 10명간 제구력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졌다는 얘기다. 단순히 볼넷 숫자만 가지고 일부 투수들을 비교한 수치지만, 수준 미달 투수가 많아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현장에서는 팀 수, 경기수가 많아진 걸 원인으로 꼽는다. 2015년 10개팀으로 늘어나면서 모든 팀들이 투수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야구 실정에 10개 팀은 과한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위팀이든 10위팀이든 모든 감독들이 반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투수가 없다", "경기수가 많다"가 그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투수는 있으나, 쓸만한 투수가 없다"는 하소연이다.

비단 투수에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올시즌 경기당 실책수는 1.41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07개에서 8.5%나 늘었다. 기록되지 않는 실수는 말할 것도 없다. 기본기가 떨어지는 야수가 주전을 꿰찬 팀들이 많다.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를 통해 유망주 발굴에 힘을 쏟아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장기간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지, 현장에서는 당장 경기수를 줄이든, 1군 엔트리를 늘리든 단기적 해법을 요구한다. 늘어난 경기수를 감안해 1군 엔트리를 늘려 선수 기용폭을 넓히는 건 일 리 있으나, 질적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구단마다 매년 15~20명의 선수가 물갈이되지만,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대안으로 몇몇 구단은 외국인 선수 엔트리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3명 등록-2명 출전을 4명 등록-3명 출전으로 하자는 의견 등이다. 여기에 일본 프로야구처럼 '육성형 용병제'를 도입해 저변을 좀더 넓혀보자는 얘기도 있다. 외국인 선수 확대는 프로야구선수협회와도 논의돼야 하는 사안이다.

프로야구 수준 저하를 막기 위한 방법은 폭넓게 다뤄져야 한다. 단기간에 그것도 프로야구 일부 주체들만이 주장해서 해결될 일은 더욱 아니다. 야구규약, 외국인 선수제도, 육성 시스템, 심판원 교육, 아마추어 지원책, 마케팅 활성화 등 모든 곳을 손봐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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