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괜찮다는 與, 추경 얘기땐 "경제 어렵다"

조선일보
입력 2019.06.18 03:37

지난달 초까지 "거시지표 양호" 그 이후엔 "상황 심각, 추경 절실"
원내대표 "한국 경제 어렵다", 정책위의장 "고용시장 훈풍"… 당 지도부 내에서도 엇갈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자유한국당을 빼고 국회를 열기로 결정하면서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가 정상화돼야 하는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추경"이라고 했다. 한국 경제가 침체 상황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추경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작년 말 경제 지표가 본격적으로 악화된 뒤에도 계속해서 "우리 경제의 건전성은 긍정적"이고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야권에선 "정부 정책을 옹호할 때에는 '경제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하고, 야당에 추경 처리를 압박할 때에만 '경제 위기'라고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지난 2월 "한반도에 불어오는 평화의 훈풍에 힘입어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가 개선되고 있고 제조업의 체감 경기도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고 했고, 3월에는 "우리나라의 거시경제지표는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우수한 편"이라고 했다. 4월 11일에는 "고용률과 실업률, 취업자 증가 폭 등 고용 지표 전반이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고용의 질도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달 말에는 "전반적으로 생산과 소비, 투자의 트리플 반등으로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로 전환됐다"고 했다. 지난달 8일에는 박광온 최고위원이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효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인영 원내대표는 같은 달 13일 "미·중의 통상 갈등으로 세계경제의 둔화 폭이 훨씬 확대되고 있다. 경제가 굉장히 녹록지 않다"며 경제 위기론을 꺼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하고, 그것이 추경을 조속히 처리해야 하는 이유"라며 경제 위기의 대책으로 추경을 제시했다. 하루 뒤엔 조 정책위의장도 "국회도 정부의 경제 위기 극복과 경제 활력 회복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경제 위기론에 힘을 보탰다. 21일에는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도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데, 정말 추경이 굉장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 뒤에도 민주당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을 조기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대응할 때에는 "경제가 좋아졌다"는 주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5월 30일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총리를 하던 2년의 시절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지표는 대체로 개선됐다"고 했다. 이달 13일 회의에서는 경제 상황에 대한 상반된 진단이 동시에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미·중 경제 전쟁의 여파로 예고된 수출전선의 먹구름, 경제 침체에 직면한 위기의 자영업·중소기업, 청년실업 등으로 한국 경제가 어렵다"고 했지만 조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고용률이 3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 시장에 다시금 훈풍이 불고 있다"고 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경제의 전반적 부진에 대해서는 "제조업 등 '일부' 부문은 부진한 상태"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4일 뒤인 17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국 경제가 내외의 여러 요인으로 고통의 강을 건너고 있다"며 다시 위기론을 꺼냈다. 그러면서도 "높은 수출 의존의 리스크를 줄이면서 한국 경제를 탄탄하게 발전시키려면 내수를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가 가계 소득을 올리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려는 것도 내수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경제가 어렵지만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해결책이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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